난방공사, 재발방지대책 브리핑
누수의심지 내년 10월까지 교체
시민, 유사사고 발생 가능 불안
황창화 사장, 전문성 부족 지적
누수의심지 내년 10월까지 교체
시민, 유사사고 발생 가능 불안
황창화 사장, 전문성 부족 지적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안전불감증, 뒷북, 낙하산…'
지난 4일 1명의 사망자와 55명의 부상자를 낸 고양시 백석역 열수송관 누수 참사와 지난 8일 발생한 강릉선 KTX 탈선 사고는 여러모로 닮았다.
올 겨울 우리 국민들은 발밑에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열수송관 폭발을 걱정하며 살게 됐다.
한국지역난방공사가 부랴부랴 재발방지 대책을 내놨지만, 이미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된 상황에서 '뒷북 처방'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위험 열수송관 443곳을 석달 후에나 교체하겠다고 밝힌 것도 위험지역 주변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특히 난방공사가 사고 구간의 위험을 알고 있음에도 바로 조치하지 않는 등 부실하게 관리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코레일에 이은 또 한번의 '낙하산 인사 참사'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난방공사는 13일 산업통상자원부 세종청사에서 백석역 열수송관 사고 수습 및 재발방지대책을 브리핑했다. 난방공사는 1991년 매설된 열수송관 연결구간의 용접부 덮개가 파열된 게 사고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현재 전국 총 443개 지점에 이 같은 연결구간 용접부가 있으며, 약 80%가 수도권에 있다.
난방공사는 내년 3월말까지 443개 지점을 모두 보강 또는 교체할 계획이다. 열수송관 매설 지역과 인근 땅의 온도차가 3도 이상이라 누수가 의심되는 203개 지점에 대해서는 내년 10월말까지 교체공사 등을 끝내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민들은 앞으로 수개월 동안은 비슷한 사고가 또 발생하지 않을까 불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난방공사 관할은 아니지만, 12일에도 서울 양천구 목동아파트와 경기 안산시 고잔동에서도 비슷한 온수관 파열 사고가 발생해 지역 주민들이 난방 중단으로 추위에 떨면서 사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난방공사는 지난 4일 파열된 열수송관이 수명을 다한 위험한 구간이라는 사실을 사고 전에 이미 알고 있었는데도 바로 조치하지 않았다.
난방공사는 지난달 고양시 전체 열수송관을 대상으로 보온재 손상이나 보수 이력, 부식 등 수명을 저감하는 요인을 반영한 '기대여명'을 평가하는 위험현황도 조사를 했다.
고양지역 총 1220개 구간, 341㎞ 열수송관의 약 10%에 해당하는 127개 구간, 34.1㎞가 앞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대여명이 '0년'이 안되는 위험등급 1등급으로 분류됐다.
사고 구간은 사실상 기대수명 40년보다 7년을 더 사용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바로 보강·교체 공사를 했으면 사고를 막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도 전날 에너지 기관장들을 소집한 자리에서 "문제의 열 수송관은 자체 위험도 조사를 통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음에도 조치를 소홀히 해 사고가 발생했다는 뼈아픈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난방공사는 위험 현황도와 실제 보수·교체 대상 선정 기준이 달라서 그랬다며 앞으로 위험등급을 받은 구간이 보수·교체 대상이 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난방공사도 최근 열차 탈선사고가 발생한 코레일처럼 전문성이 부족한 '낙하산 사장'이 있다는 지적을 피해가기 힘들다.
황창화 난방공사 사장은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국무총리 정무수석비서관, 대구대 사회교육학부 객원교수, 국회 도서관장 등을 지냈다.
자유한국당도 황 사장을 오영식 코레일 사장과 함께 대표적인 낙하산 인사로 들고 사퇴를 요구했다. 황 사장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그동안 관행에 안주하고 무사안일한 업무처리에 젖어 있던 임직원의 의식 전반과 업무시스템을 환골탈태의 각오로 전면적으로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4일 발생한 백석역 열수송관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1명이고, 화상 등 부상자는 55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난방공사는 전날까지 56건의 인명피해와 74건의 재산피해를 접수해 보상 협의를 진행 중이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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