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현장] BTS에게 `슈퍼마리오` 준 사연

성진희 디지털뉴스부 대중문화팀장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DT현장] BTS에게 `슈퍼마리오` 준 사연
성진희 디지털뉴스부 대중문화팀장

요즘 대한민국의 초등학생들 장래희망 중 하나가 '유튜브 스타'다.

가수 '싸이'(PSY)의 히트곡 '강남스타일'의 뮤직비디오가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것도 구글(Google)이 운영하는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youtube.com)에 소개가 되면서부터다.

노래 하나로 온 세상이 싸이의 말춤에 푹 하니 빠져있을 때. 케이팝(K-Pop) 인기는 더욱 치솟았다. '강남스타일'에 이어 엑소(EXO)의 '으르렁'이 그 바통을 이어 받아 여성 팬들의 마음을 훔쳤다. 총 12명의, 한국인과 중국인 멤버 6명씩 두 팀을 이뤄 중국 대륙과 한국을 오가며 데뷔부터 활동 무대를 펼친 전략과 유튜브가 만나 그 파급력은 어마어마했다.

엑소가 한참 인기를 얻었을 때, 2013년 뜨겁던 여름 국내 가요담당 기자들은 저마다 엑소 한번 만나기에 진땀을 뺐다. 한 줄 인터뷰만 써도 인터넷이 뜨거웠을 정도였다. 그들을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던 기회의 장소는 바로 KBS 방송국의 음악프로그램인 '뮤직뱅크' 대기실이었다. 지금은 한류 팬들의 난입으로 기자들도 매번 방송국을 통해 공문을 보내지 않으면 출입불가인 통제구역이 되어 버렸다.

그곳에서 방송 무대에 오르기 전 엑소를 만나기 위해 대기실 앞을 서성거리던 모습이 절로 생각난다. 그 당시 모든 국내의 언론매체가 그랬던 건 아니지만, 유튜브가 급성장 하리라는 예감에 미리 채널을 열어 두고 여러 연예인 관련 기획 영상을 만들라는 지시가 이뤄져 스타들의 말 한마디를 영상에 담는 것에 온 힘을 다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 인기 그룹(가수)이 누구였는지 기억은 잘 안 났지만, 엑소만큼 독특한 그룹명을 가진 남자 아이들도 있었다. 신인그룹은 단독 대기실을 사용하기 어려웠기에, 여러 그룹 사이에서 그들을 찾기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바로 '방탄소년단'(BTS)이다.

작곡가 겸 음반제작자인 방시혁이 이끄는 신인 남자그룹이라 하여 홍보팀에게 소개받았을 때, 말장난처럼 느껴졌던 그룹명에서 웃음이 먼저 나온 게 사실이었다. 그때 BTS 멤버 '뷔'가 말하더라. "기자님, 저도 이 영상 촬영해도 되나요?" 멤버 '지민'도 뒤에서 그런 뷔를 지켜보며 함께 도왔다. 일명 '아이 콘택트'(eye contact) 기획 영상 즉, 카메라를 보고 시선 맞추는 그림이었다. 신인그룹 시절엔 대중들의 관심도 받고 싶고, 그 대열에 끼고 싶은 것이 누구라도 당연했다. 지금에서야 고백하건대, 빠듯한 시간을 쪼개어 방탄소년단도 촬영했다. 그 영상이 훗날 팬들 사이에서 일명 '레전드'(전설)로 남게 될 줄은 찍고 있던 나조차도 몰랐던 것이다.

시간이 흘러, 한참 다음 앨범을 발표할 때도 언론사 곳곳을 돌며 수 많은 인터뷰를 소화했던 그들. 나 역시 회사에서 BTS를 만났다. 타 매체와 큰 차이 없는 음악과 컴백 관련 이야기를 반복해서 듣다가 취미생활을 묻는 질문에 멤버 '진'의 '슈퍼마리오(피규어) 모으기'가 생각났다. 나와 같은 취미생활이라 기쁜 나머지 "이번에 음악방송에서 '아이 니드 유'로 1위하면 마리오를 선물로 줄게"라고 덜컥 약속했다.

결국,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뮤직뱅크 대기실을 재방문했다. 진이 말했다. "이걸 진짜 주시다니!!!" 그 감동을 받은 그가 자신이 정성 들여 고맙다고 사인을 해서 맡긴 앨범은 어디로 갔을까. 이젠 쉽게 그들을 만날 수도 없기에 더욱 안타깝고 정말 애처럼 애가 탔다. "BTS 진! 그 앨범 언제 줄 수 있니?"

광화문 회사에서 서대문 회사로 이직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여전히 '케이팝'은 전 세계적으로 뜨겁다. 그 사이 수많은 채널들, 플랫폼도 늘었지만, '제2의 방탄소년단'과 같은 콘텐츠를 또 다시 내 손에 담아낼 수 있을까. 하루하루 될 성 싶은 아이돌 그룹들을 수시로 관찰하고 멤버 하나하나 이름을 외우기 시작한 요즘, 기억력이 감퇴해 이조차 정말 힘들다. 하지만, 44살 어른 아이가 혈기왕성한 새 아이돌 그룹을 만나 멤버 하나하나 이름을 불러주면 상대방의 기분은 어떨까. 그 작은 성의가 오늘날의 방탄소년단을 키운다고 믿어 본다. BTS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은 매일같이 뜨겁다. 신인 시절 풋풋했던 기억들이 남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당연히 그들은 기억하리라고 믿고 그래서 전 세계 1등이 된 거 같다.

성진희기자 geenie623@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