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이마트24가 모회사인 이마트의 자체브랜드(PB) '노브랜드' 제품을 철수시키기로 했다. 이마트24는 자체 편의점 브랜드로 이를 메운다는 방침이지만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12일 이마트24는 연말부터 노브랜드 제품의 매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현재 판매 중인 재고가 소진되면 더 이상 노브랜드를 이마트24에서 만나볼 수 없을 전망이다.
문제는 '노브랜드 전문 매장'이다. 이마트24가 이마트의 노브랜드 제품을 들여와 팔고 있는 상황에서 '노브랜드 전문 매장'이 생기면서 이마트와 이마트24 점주들간 갈등이 격화됐다. 노브랜드 전문매장은 편의점이 아니기 때문에 인근에 이마트24가 있어도 입점이 가능하다. 노브랜드 제품으로 경쟁 편의점과의 차별성을 강조했던 이마트24 점주들로서는 불만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정용진 부회장도 노브랜드 매장과 이마트24간의 중복 구성 문제를 "뼈아픈 실수"라고 인정했다.
이에 이마트24는 지난 3월부터 매장에서 노브랜드 제품의 취급을 줄이기 시작했다. 이에 올 상반기 3%였던 이마트24의 노브랜드 제품 매출 비중은 지난달 1.9%까지 감소했다. 같은 기간 가짓수도 186개에서 136개로 50개가 줄었다.
이후 이마트24는 아임e와 이요리 등 자체 브랜드 개발에 나섰다. 내년에는 프레시푸드류의 자체 브랜드를 새롭게 선보여 노브랜드의 공백을 메운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대형마트 1위인 이마트와의 연계성이 강점이던 이마트24가 노브랜드 대신 생소한 이름의 PB를 내세운다면 이미 탄탄한 인지도를 쌓은 CU, GS25, 세븐일레븐 PB와 경쟁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마트24 점주들 역시 노브랜드 제품을 사기 위해 편의점을 찾는 소비자들을 놓치게 될 것이란 우려를 떨치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교통정리'가 이마트24 점주들보다는 이마트 본사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노브랜드 전문 매장과 이마트24의 근접 출점과 중복 구성이 문제라면 이마트24 매장 인근에 노브랜드 전문 매장을 만들지 않으면 될 일이라는 것이다. 결국 신규 출점 동력이 부족한 이마트와 이마트24 대신 노브랜드 전문 매장을 확장하기 위해 이마트24가 피해를 보게 될 것이란 주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 이마트24에서 노브랜드 제품을 철수하면 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이마트24 때문에 노브랜드 전문 매장의 출점을 방해받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힌다"고 말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이마트24의 노브랜드 매출 비중은 1%대인데다가 대체 PB 제품이 들어오기 때문에 실제 매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비하다"며 "마트용 PB인 노브랜드 대신 편의점 업태에 맞는 자체 PB로 점주들의 수익성도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