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팀스 김민주 기자] 현대차그룹주가 미래 수소전기차 대규모 투자 소식에 일제히 급등했다. '정의선 시대'가 본격 개막한 가운데 그동안 발목을 잡았던 겹악재들을 딛고 반등 발판을 마련했다.
12일 오후 2시28분 코스피시장에서 현대차는 전날보다 7.17% 급등한 11만9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현대모비스(9.01%), 기아차(3.82%), 현대글로비스(8.37%) 등도 동반 상승세다.
전날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이 오는 2030년에 연간 수소전기차(FCEV) 5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하겠다는 발표 이후 현대차4인방도 나란히 주가가 뛰었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연구개발(R&D) 및 설비 확대에 누적 기준 7조6000억원을 신규 투입한다.
그 동안 현대차그룹주는 △글로벌 경쟁 심화 △실적악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25% 관세 폭탄 우려 △미국 현대기아차 리콜 관련 조사 결과 발표 △신흥국 통화약세 △노조 파업 등 연이은 악재로 바닥을 기었다.
특히 현대차의 경우 주가가 지난달 22일 장중 9만2500원까지 폭락하며 10년 전 수준으로 회귀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기록한 연중 최저점 대비 이날 현재까지 주가는 약 30% 올랐다. 날개 없는 추락을 하던 현대차 주가는 지난달 말 2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한다는 소식 이후 오르기 시작했다.
여기다 8조원에 달하는 금액을 수소전기차에 투자한다는 소식에 주가는 상승 발판을 제대로 마련했다는 평가다.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수소전기차를 주력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힌 만큼 신성장 동력에 대한 기대는 커졌다.
간밤 중국이 미국산 수입차에 대한 관세를 인하한다는 소식도 호재다. 미중 무역갈등 해소 신호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중국이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율을 40%에서 15%로 낮추기로 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은 무역갈등 완화를 위해 미국산 자동차에 부과했던 추가 관세를 취소하기로 했다"며 "무역분쟁 이후 급락한 미국과 중국의 수요가 개선될 신호로 기대된다"고 했다.
'정의선 시대'가 본격 개막하면서 정체됐던 지배구조 개편에도 속도가 날 전망이다. 지배구조 개편은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배구조 개편은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시장은 이사회가 열리는 내년 3월 전후로 지배구조 개편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지배구조 개편에 성공하면 규제 리스크와 지배 구조 관련한 주가 불확실성을 털어낼 수 있다.
다만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등 기존 주주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금융투자업계는 현대차그룹이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분할합병 비율을 조정하는 형태로 개편안을 재추진하는 전망에 무게를 실었다. 엘리엇, ISS 등 해외 자본에서 현대모비스 분할 사업 가치에 대한 가치가 저평가 됐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