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헬스케어 코디네이터 없어 특정질환에 대해 작게라도 시작을"
"4차 산업혁명 서비스 차별화 필요 기업, 사업파트너 참여방식 확대를"
"정밀의료에도 블록체인 적용 가능 영역 접목때 편익 여부 공감 못해"
"커뮤니케이션 수준 아직 많이 부족 개인이 데이터 활용 여부 결정해야"
"4차 산업혁명 서비스 차별화 필요 기업, 사업파트너 참여방식 확대를"
"정밀의료에도 블록체인 적용 가능 영역 접목때 편익 여부 공감 못해"
"커뮤니케이션 수준 아직 많이 부족 개인이 데이터 활용 여부 결정해야"
디지털 빅뱅
(6) 끝 좌담회 / 디지털 빅뱅과 한국의 변화 전략
디지털기술이 전 산업영역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만들고 있지만, 한국은 기술혁신에 유난히 취약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수직적 사회구조와 위계질서, 정부내 칸막이와 꽉 막힌 규제가 신산업과 서비스 태동을 겹겹이 막고 있다.
공공·산업·사회 각 영역에서 데이터를 축적해 성장 기회를 만들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지만 개인정보 규제가 거대한 장애물로 자리 잡고 있다. 차량공유, 원격의료 등 한국에서만 안 되는 사업이 많고 허용된 것만 가능한 '포지티브 규제' 때문에 융합영역에서 새로운 서비스들이 시도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서울 중구 디지털타임스 본사 회의실에서 진행된 좌담회에서 전문가들은 "정부가 아무리 혁신성장을 외쳐도 공공부문의 일하는 방식이 바뀌지 않으면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는다"면서 "법·규제·계약제도·정부조달방식 등 모든 것을 혁신성장에 맞게 뜯어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참석자
김영학 서울아산병원 헬스이노베이션빅데이터센터장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손병호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부원장
유인상 LG CNS 스마트시티사업추진단장
이병헌 광운대학교 교수(경영학부)
이삼열 연세대학교 교수(행정학과)
이재욱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 사회=디지털기술 발달로 새로운 서비스들이 생겨나지만 과거와 미래가 끊임없이 현장에서 부딪히고 있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변화는 어떤가.
- 유인상=정부 내 리더그룹의 의지가 확실하다. 그런데 밑으로 내려오는 과정에서 안 걸리는 게 없다. 스마트시티의 경우 과거 정부·공공이 주도하는 톱다운 방식에서 데이터 기반, 수요자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모든 규제가 문제가 된다. 정부는 네거티브 규제를 지향하지만 스마트시티 규제법을 개정하고 보니 규정된 것만 할 수 있는 포지티브 규제가 됐다. 다행히 부산과 세종 시범도시는 특별법을 통해 규제샌드박스가 적용되는데 각각 여의도 면적과 비슷하거나 더 작은 두 개 타운에서 5G·드론 등을 실증하는 것으로 혁신성장이 가능할 지는 의문이 든다. 혁신성장의 핵심은 속도감인데 그 부분이 아쉽다. 세계는 너무 빨리 변화하고 있다.
- 김영학=디지털 헬스케어가 최근 화두이고 대형 병원들의 변화 의지는 확고하다. 투자효과가 금방 나오지 않더라도 관련 투자를 늘리겠다는 인식이 있다. 국가와 개인 차원에서도 디지털 기술을 통해 의료비용 절감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병원 입장에서는 환자 중심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핵심 도구가 디지털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국내외 IT 강자들이 헬스케어 시장에 참여하면서 언제 폭발적 변화가 시작될 지 모두 주목하고 있다. 그런데 다들 한발 늦으면 안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쉽사리 투자를 쏟아붓지는 못하고 있다.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고 병원, IT 대기업, 스타트업 등이 참여하는 플랫폼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여건이 쉽지 않다. 그러나 현장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졌다. 1년전만 해도 3년 뒤에 보자고 했는데 지금은 한 가지 대표 사례만 보이면 바로 뛰어들겠다는 분위기다.
- 손병호=분산형 바이오 빅데이터 사업의 경우 40개 병원이 참여해 의료데이터를 표준화하는 프로젝트인데 표준화 후 어떻게 활용할 지 비즈니스모델이 안 보인다. 일단 정부R&D를 통해 표준화하는 단계다. 그 다음은 누군가 나서서 사례를 만들어줘야 한다. 특정 병원이 나서기도 힘들고 IT기업 한 곳이 해내기도 힘든 영역이다. 정부부처나 혁신기관이 한두가지 사례를 만드는 게 시발점이 돼야 한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플레이어간 협업을 유도하고 병원에 인센티브를 주면서 기업에 도움이 되는 사례를 만드는 코디네이터가 필요한데 그게 없다. 복지부나 산업부에서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특정 질환에 대해 작게라도 시작하는 게 필요하다.
◇ 사회=정부와 국회의 혁신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해 보이는데.
- 유인상=리더층의 의지가 바뀌고 정책적 선언이 나와도 아래에서 실행이 안 되는데 이유는 일하는 방식이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공공사업 발주방식만 해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살려면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 스마트시티 사업의 경우, 주요 공기업들이 적격평가로 사업자를 선정한다. 그런데 적격평가는 새로운 기술이 필요 없고 공정성이 중요한 사업에 적합한 방식이다. 붕어빵 찍듯 똑같은 것을 만들 때 적합하다. 4차 산업혁명 분야는 기술과 서비스 차별화가 필요한 만큼 협상에 의한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 또 중소기업을 위해 구매조건부계약을 확대하라고 하는데 관련된 다양한 제도가 함께 풀려야 한다. 현 제도 상에서는 불가능하다.
정부와 공공기관이 사업을 발주하고 기업이 수주하는 천편일률적 방식이 아니라 기업이 사업파트너로 참여하는 방식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다행히 세종·부산 스마트시티 사업은 민관공이 참여하는 SPC(특수목적법인)를 만들기로 했다. 정부와 지자체가 투자여력이 부족한 상황에 민간투자를 유인하려면 기회를 줘야 한다. 이런 방식이 다른 영역에서도 확산돼야 한다.
- 김영학=지난 국감에서 의료 데이터 판매가 문제로 지적됐다. 그런 문제가 나오면 의료데이터 관련 움직임들이 한번 더 멈춘다. 보건복지부도 기본적으로 보수적인 곳이다. 결국 생태계가 만들어지려면 누군가 비즈니스모델을 만들고 최소한 어느 정도 모양이 되겠다는 그림이 그려져야 하는데 그것조차 힘들다. 기업과 병원은 좋은 뜻으로 시작해도 이미지 손상으로 이어질 위험을 떠 안을 수 밖에 없다. 그렇다 보니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복지부 등 관 주도 사업이 주로 이뤄진다. 병원 입장에서는 부담이 적다. 문제는 사업이 2~3년 지나 내년말 정도에 다음 스토리가 만들어질 것인가다. 병원들은 그 단계에서 막히면 어떻게 할거냐는 걱정이 있다. 현장 분위기는 성숙해 있고 시작할 준비가 돼 있고 목적도 있다. 그런데 결국 데이터, 개인정보 등 규제가 발목을 잡는다. 3년 정도 지나서 푼다고 하면 경험을 쌓은 해외 기업들이 들어와서 장악하지 않을지 걱정된다.
- 이재욱=블록체인의 경우 사업을 하다 보면 코인을 적용할 수밖에 없는데 정부 규제에 막히다 보니 기업들이 싱가포르 등 해외에서 코인을 만들어서 다시 국내로 들여온다. 그로 인한 경제적 손해가 엄청나다. 초창기에는 몇억 들여 코인을 만들어 돈 벌겠다는 식으로 접근한 이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별로 없다. 대신 좋은 비즈니스 아이디어에 코인을 결합시켜 참여자들에게 코인으로 배당하는 시도가 해외에서 이뤄진다. 국내에도 도입되면 좋을 텐데 규제개선 논의는 있지만 실질적으로 나서는 사람이 없다. 금융당국은 투기광풍 등을 우려해 움직이지 못한다. 정부는 규제를 푸는 것도 아니고 확실히 하는 것도 아니다. 조만간 완화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결국 국내 규제 방식이 네거티브로 바뀌고 공무원 마인드가 달라져야 한다. 싱가포르와 미국 공무원들을 만나면 첫마디가 어떻게 도와줄까다. 그러면서 규제가 있으면 어떻게 풀까를 물어본다. 한국은 방법이 없다는 반응이다. 공무원들 마인드가 바뀌려면 그들이 소신 있게 정책을 펼 수 있는 환경도 만들어져야 한다.
- 노민선=법보다도 집행이 더 문제인 것 같다. 최근 규제샌드박스법들이 통과됐는데 기업들은 법이 풀린 이후가 더 어렵다고 얘기한다. 차차크리에이션의 경우 대리기사와 렌터카를 결합한 사업을 하면서 혁신상도 받았는데 몇 달 안돼 영업정지를 받았다. 혁신기업들은 규제가 존망을 좌우한다. 대기업은 그나마 회복력이 있는데 중소기업은 타격이 크다. 일본은 올해 생산성향상특별조치법을 제정, 2020년 말까지 연평균 3% 이상의 노동생산성 향상이 예상되는 첨단설비를 도입할 경우 투자지원을 한다. 규제를 생산성과 연결해서 보는 것도 의미가 크다는 생각이다. 우리나라는 규제완화를 특혜로 보는 시각이 있는데 그게 치명적인 거 같다. 규제완화가 미래비용에 대한 투자라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 사회=결국 공공부문에서 혁신사례를 만들어내야 할 시점이다.
- 손병호=특히 정밀의료나 디지털헬스는 처음부터 너무 큰 플랫폼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한두 개 병원, 한두 가지 질환이라도 데이터 허브를 만들어서 비즈니스모델을 만들면 폭발적으로 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김영학=당장 가깝게는 서울시내 병원 데이터를 표준화해서 제약사들이 신약개발 등에 활용하도록 줄 수 있다. 분석결과만 주니 법적으로도 문제가 안된다. 그런데 유사한 시도를 하려다 국감에서 난리가 났다. 넘어야 할 산이 높다.
- 유인상=대중소기업간 협업이 필요하다. 그런데 대기업이 산업을 일구고 수출길을 여는데 SW진흥법이 결정적 장애물이다. 이 법 때문에 대기업은 국내 공공 IT사업에 참여할 수 없다. 4차 산업혁명은 IoT·빅데이터 등 IT기술이 기본인데 이 법 때문에 대기업은 국내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최근 3년간 구조조정이 계속되면서 양질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 전면 개정해야 한다. 대신 일본같이 사업의 50%는 중소·중견기업에 할당하라는 식의 규정을 두면 된다. 지금 ICT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호기인데 법·제도가 막고 있다. 지금은 어느 누구도 독식할 수 없는 시대다. 기업과 정부, 공공기관, 지자체가 협업하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기업은 투자주체로 참여하면 된다. 지금 블록체인 사업을 하고 싶어도 매번 예외허용을 받아야 하는데 어느 기업이 길게 보고 투자할 수 있겠는가. 말로만 혁신생태계를 얘기할 게 아니라 마지막 기회를 잡아야 한다. 내수의 문제가 아니라 수출길이 막혀있다. 절박하다.
◇ 사회=블록체인 규제완화 목소리가 높다. 정부 행정이나 공공영역부터 도입해서 효과를 쌓아가는 과정이 필요해 보이는데.
- 이재욱=블록체인 영역은 내년 정도 가시적인 성과가 기대된다. 그럼 붐이 일어날 것으로 본다. 최근 개인정보나 위치정보 등을 가져가 사업을 하고 이익을 개인들에게 코인으로 나눠주는 기업들이 있다. 내 데이터를 내가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마이데이터 개념이 확산되고 이를 지원하는 회사들도 나온다. 이런 서비스와 블록체인이 결합하면 효과적일 것이다.
- 유인상=세종과 부산 스마트시티에 블록체인이 적용될 것이다. 두 도시에서는 자신의 데이터를 활용하는 데 동의하는 사람만 입주할 수 있다. 대신 입주자들에게 이익을 이머니나 코인 형태로 돌려주는 방식이다. 에너지 P2P(개인간) 거래에도 블록체인을 적용하려 하는데 이익을 어떤 방식으로 돌려줄 지는 아직 논의가 필요하다.
- 손병호=블록체인의 개념을 가상화폐로만 좁게 볼 필요는 없어 보인다. 사이버 공간에서 보안과 분산저장을 가능케 한다는 게 핵심이다. 정밀의료에도 블록체인이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이 스스로 건강정보를 관리하는 시대에 블록체인이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본다.
- 김영학=의료 영역에서는 크게 두가지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 데이터를 가공해서 키데이터를 블록화하자는 것과 헬스케어 트랜잭션을 블록화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환자들에 병원에 실손보험 관련 서류를 요구해 받아가는데 과정이 투명하지 않다. 깜박 하고 못 챙기는 사람이 있고 두번 받는 사람도 있다. 블록체인을 적용해 진단·치료 관련 정보를 주고 받음으로써 이를 해결하자는 논의가 있는데 데이터 이동 부분이 걸림돌이다. 종이로 주는 건 괜찮은데 디지털화된 정보에 대해서는 사람들의 거부감이 더 크다.
- 이삼열=블록체인은 공공 정책과 연결하기 어려운 게 어느 영역에 접목하면 어떤 편익이 있을지 많은 이들이 공감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블록체인도 그렇고 스마트시티도 그렇고 소비자에게 어떤 편익이 있을지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다. 2개 시범도시에서 전기요금이 적게 나온다든가 하는 손에 잡히는 뭔가가 있어야 한다.
- 이병헌=그게 잘 안 잡힌다. 서울시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킬러앱을 고민하는 데 쉽지 않다. 결국 찾아가는 게임을 해야 한다. 소규모 리빙랩을 만들고 테스트베드를 많이 만들어 보고 그 과정에서 시민들의 의견과 제안을 받아 프로젝트화하는 프로세스를 만들어야 한다. 정부나 지자체가 기획하고 센서 몇 개 설치하겠다는 식의 계획으론 안 된다.
다들 규제 때문에 안 된다고 하는데 우버가 왜 안되느냐만 얘기하지 말고 한국에서 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우버 같은 회사를 만들되 그들이 택시회사에 보조금을 주든지 택시면허를 사들이도록 해서 현 상황을 돌파하도록 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 이삼열=서울시가 중요한 사이트라고 생각한다. 서울시는 생각하면 구현이 가능한 곳이다. 테스트베드로 쓸 수 있는 대상도 많다. 대신 공무원이 직접 하지 말고 민간에 개방해서 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 유인상=거버너의 파격이 중요하다. 서울시 대중교통 혁신은 이명박 당시 시장의 의지가 있어서 가능했다. 규제가 안 풀리는 이유는 그게 누군가의 돈이고 이권이기 때문이다. 서울 대중교통 혁신은 버스회사의 이권과 충돌했지만 이 시장이 정책적 일관성을 갖고 밀어붙여 성공시켰다. 물론 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해 버스회사에도 당근을 줬다. 그 과정에 서울시와 LG가 한국스마트카드라는 합작사를 만들어 교통카드 시스템을 운영했다. 기업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정권이 바뀌면 이전 정권 당시 맺은 계약이 다 리셋되는 거다. 대통령과 기관장들이 비난과 반대가 있어도 끝까지 가줘야 한다. 정권이 바뀌어도 정부 기조에 변화가 없다면 우리나라가 더 잘 될 것이다.
▷사회=국가 R&D와 기술혁신 지원체계에도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손병호=국가 R&D가 기술개발만 하는 게 아니라 인력과 정책, 규제, 제도를 함께 만들어가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를 위해 과기정통부 과기혁신본부와 KISTEP이 스마트시티, 정밀의료 등 10대 분야 R&D 예산심의 시 기술뿐 아니라 정책, 제도 등을 함께 보는 패키지형 투자플랫폼을 도입했다. 예를 들어 정밀의료의 경우, 복지부가 R&D와 함께 제도 개선도 하도록 유도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이런 접근이 자리 잡으려면 예산 등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일본의 경우 전체 R&D 예산 중 5~10%를 떼놓고 부처간 협력사업에 지원한다. 우리나라는 기재부가 부처별 예산총액을 정해주다 보니 다부처 사업을 하려면 부처 예산을 줄여서 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협업이 잘 안 된다. 우리도 혁신본부가 일정 예산을 가지고 부처협업 사업을 지원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최근 가동된 과기관계장관회의를 통해 부처간 협업 의제가 활발하게 논의될 것으로 기대한다.
R&D 예비타당성 제도도 기술발전 속도에 비해 길다는 지적이 있어서 기간을 줄이면서 정확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개선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중소기업에 20조 중 3조가 투자되는데 좀비기업을 양산한다는 지적이 있다. 중기R&D 지원도 뿌려주되 더 도전적인 연구를 할 수 있게 하고 규모를 키울 필요가 있다.
◇ 사회=개인정보도 중요한 이슈다. 최근 법 개정 움직임이 있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 이삼열=결국 데이터의 주인인 개인이 자신의 데이터 활용 여부를 결정하는 식으로 접근하는 게 필요하다. 개인정보 사용과 관련한 우리 사회의 커뮤니케이션 수준이 아직 부족하다. 의료분야의 경우 DB 자체가 정형화돼 있지 않다. 의사마다 진단명도 다르게 쓰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를 잘 통과하기 위해 실제와 다른 진단명을 쓰기도 한다.
- 김영학=원격진료, 정밀의료 모두 데이터가 오갈 수 있어야 시작할 수 있다. 개인정보 규제가 풀리면 기존 의료 프로세스와 패러다임을 바꾸는 파괴력이 있을 것이다. 관이 모두 하려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 민간의 정보교류 플랫폼이 이미 여러 가지 있다. 민간이 하도록 만들어주면 된다. 이미 있는 플랫폼을 최대한 끌어들여 서비스를 만들도록 하면 미국보다 확장력이 있을 것이다.
- 유인상=스마트시티도 결국은 개인정보가 핵심이다. 국회에 발의된 법안이 통과된 이후에도 지속적인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
- 이재욱='사필 개인정보'라고들 한다. 유럽 GDPR의 규제 수준이 강하다고 하는데 GDPR에서는 빅데이터, AI 관련해서는 다 풀려 있다. 개인정보 사용에 대해 일일이 동의받는 게 아니라 전문가가 오케이하면 끝난다. 한국은 일일이 동의를 받아야 한다. 동의가 반드시 최선은 아니다.
- 이병헌=소프트뱅크비전펀드는 100조 넘는 펀드를 꾸리면서 최근 쿠팡에 2조를 더 투자했다. 그런 모멘텀이 우리 내부에 없는 게 문제다. 그런 투자가 자꾸 일어나야 한다.
- 노민선=벤처투자 영역에서 정부가 실패 가능성을 감내해야 한다. 출연과 융자, 출연과 투자를 융합하고 기업이 투자주체로 함께 참여하는 팁스모델을 키우는 등 다양한 방식의 투자모델이 활성화됐으면 한다.
사회·정리=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한국과학창의재단 공동기획
사진=박동욱기자 fuf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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