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 '육군-해군 미식축구 경기'를 참관하기 위해 백악관을 떠나면서 기자들에게 "켈리 비서실장은 연말에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누가 그의 자리를 채우게 될지 발표하게 될 것"이라며 "하루 이틀 이내" 후임을 지명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로써 켈리 비서실장은 17개월 만에 백악관 비서실장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켈리 비서실장은 4성 장군 출신으로 지난해 8월 국토안보부 장관에서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바 있다.
켈리 비서실장은 그간 트럼프 대통령과 불화설에 시달려왔다. 특히 지난 9월 '워터게이트 사건'을 보도한 언론인 밥 우드워드가 발간한 신간 '공포(Fear): 백악관 안의 트럼프'에 켈리 비서실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바보다. 그에게 뭔가를 확신시키려 하는 것은 무의미 하다. 그는 궤도를 이탈했다. 우리는 미친 세상(Crazytown)에 있다'고 말했다는 내용이 담기며 두 사람의 불화설은 증폭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켈리 비서실장에 대해 "대단한 사람(guy)"이라고 칭하며 "모든 사람으로부터 존경을 받았다. 그의 공직 수행에 매우 감사할 뿐"이라고 평가했다.
켈리 비서실장의 후임으로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비서실장인 닉 에이어스가 거론된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에이어스에게 백악관 비서실장을 맡기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임기 문제를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AP통신 또한 백악관 당국자를 인용, "에이어스가 차기 비서실장으로 최우선 카드"라며 "몇 달 간 논의가 진행됐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에이어스가 2년간 비서실장직을 맡아주기를 원하지만, 그는 가족 문제를 들어 난색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켈리 비서실장의 교체로 내각 개편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조지프 던포드 현 합참의장의 후임으로 밀리 육군 총장을 지명한다고 발표했다. 전날에는 제프 세션스 전 법무장관 후임에 윌리엄 바 전 법무장관을, 연말에 떠나는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의 후임에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을 각각 지명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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