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상 철회 방침에도
파리·리옹 등서 대규모 집회
마크롱 퇴진·민중 전선 문구
상점 습격·차량에 불도 질러
루브르·에펠탑도 모두 문닫아
파리·리옹 등서 대규모 집회
마크롱 퇴진·민중 전선 문구
상점 습격·차량에 불도 질러
루브르·에펠탑도 모두 문닫아
EPA 연합뉴스
로이터 연합뉴스
프랑스 '노란 조끼'(Gilets Jaunes) 시위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정부의 유류세 인상 철회 방침에도 불구하고 4주째 이어지면서 파리, 리옹 등 주요 도시들이 혼란에 빠져 들고 있다.
파리 샹젤리제 거리의 쇼핑몰과 레스토랑, 카페 등은 대부분 영업을 중단했다. 이웃인 벨기에와 네덜란드 일부 지역에서도 동조 시위가 열렸다.
8일(현지시간) AFP, AP 통신 등은 노란 조끼 시위대가 이날 파리, 리옹, 마르세유 등 전국에서 네 번째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이날 파리에서 8000명, 전국적으로 12만5000명가량이 시위에 참여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전주의 13만6000명보다 1만1000명 줄어든 규모다. 시위대는 '마크롱 퇴진', '민중 전선' 등의 문구가 적힌 노란색 형광 조끼를 입고 최저임금 인상, 거주세 인하, 부유세 부활, 대입제도 개편 철회 등을 요구했다.
시위대는 커피숍 등 상점을 습격하고 주정차된 차량에 불을 질렀다. 경찰은 시위대를 저지하기 위해 최루탄과 물대포를 발사했다. 특히 파리 중심가 샹젤리제 거리 등지에 모인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하면서 130여 명이 부상을 입고 1000명가량이 구금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저녁까지 파리에서만 화염병과 쇠파이프 등 위해를 가할 만한 물품을 소지한 650명을 비롯해 모두 974명이 구금됐다.
다행히 우려됐던 과격 시위대의 대규모 약탈과 방화 등 폭력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이는 당국이 지난주 파리 폭력시위 사태 이후 경찰력을 대폭 늘리고 사전 검문검색에서 위험인물들을 대거 체포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파리에만 8000명의 경찰력을 투입했고, 전국적으로는 8만9000명의 경찰을 동원했다. 또 2005년 파리 인근 낙후지역의 폭동사태 이후 처음으로 엘리제궁 인근 등 주요 장소에 경찰 장갑차를 투입했다. 파리 경시청은 "어제와 오늘 새벽에 시위 대비 태세를 전보다 훨씬 더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샹젤리제 거리의 쇼핑몰과 레스토랑, 카페 등은 대부분 영업을 중단했다. 루브르·오르세 등 주요 박물관과 오페라 가르니에 등 공연장, 에펠탑도 모두 문을 닫았다.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는 이날 대국민 연설을 통해 "대화는 시작됐으며 계속돼야 한다. 대통령이 이 대화의 의제가 될 대책들을 제시할 것"이라며 마크롱 대통령이 서민 생활 안정을 위한 추가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벤자맹 그리보 프랑스 정부 대변인은 지난 5일 RTL 라디오에 출연해 유류세 인상을 철회하기로 한 사실을 언급하며 부유세 부활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내주 초에 여론 진정을 위한 추가 대책을 담아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이날 벨기에와 네덜란드 일부 지역에서도 프랑스의 노란 조끼 운동에 동조하거나 지지하는 시위가 열렸다. 벨기에 브뤼셀에서는 일부 시위대가 유럽연합(EU) 본부 인근에서 경찰과 격렬하게 충돌했다. 일부 시위대는 돌, 빈병, 도로표지판을 집어던졌다. 경찰은 최루탄을 쏘고 불법·과격 시위를 벌인 시위대 70여 명을 체포했다. 네덜란드에서 열린 시위는 비교적 평화롭게 진행됐다. 수백 명의 시위대는 암스테르담 시청 주변까지 거리를 따라 행진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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