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일시적 봉합 상태서
매파 라이트하이저 전면 내세워
관세·비관세 장벽 모두 낮추고
접근 막는 구조적 관행 없앨듯
90일간 구체적 합의 험로 예상
매파 라이트하이저 전면 내세워
관세·비관세 장벽 모두 낮추고
접근 막는 구조적 관행 없앨듯
90일간 구체적 합의 험로 예상
'휴전은 했지만, 압박은 끝나지 않았다.'
극한으로 치닫던 미·중 무역전쟁이 일시적으로나마 봉합된 가운데 미국 측 협상 대표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전면에 나선다. '대중 강경파'로 알려진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협상을 이끌며 향후 협상 테이블에서 중국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한층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라이트하이저 대표를 미국 측 협상 대표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아르헨티나에서 진행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업무 만찬에서 이 같은 결정을 중국 측에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도 이날 공영라디오 NPR과 인터뷰에서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가 협상을 총괄하게 될 것"이라며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낮추고 시장접근을 막는 모든 구조적 관행들을 없앨 것"이라고 말했다.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역시 콘퍼런스콜에서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협상을 이끌게 될 것"이라며 "비즈니스에서 그보다 뛰어난 사람은 없다. 타임테이블을 짜고 이행조치 등을 챙기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대중 강경 정책을 주도하는 '매파'로 꼽힌다. 그는 지난달 28일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무역 담판을 코앞에 두고 중국을 향한 압박 수위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바 있다. 당시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중국의 정책은 특히 자동차 관세와 관련해 지독하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이에 따라 미국 측 기류가 한결 강경해질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협상파로 분류되는 커들로 위원장이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해 중국에 "약속한 사항들을 매우 빨리 진행해야 한다"고 거든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커들로 위원장은 특히 '자동차 관세 인하'를 이행 사항으로 꼽으며 "자동차 관세가 제로까지 낮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압박했다.
이미 일각에선 중국이 미국의 관세 공격을 피하기 위해 한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중국이 현재 40%인 미국에서 중국에 들어가는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줄이고 없애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또한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세부적인 것은 여전히 협상이 필요하다"면서도 "그들(중국)이 추가 약속에서 1조2000억 달러(약 1335조6000억 원) 이상의 제안을 (협상) 테이블에 올렸다"고 했다. 이와 관련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미·중 정상회담은 미국의 일방적인 승리"라고 평가했다.
백악관은 이날 90일 간의 미·중 무역전쟁 휴전 기간이 12월 1일부터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관세 유예 기간은 2월 말까지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은 다음 주 30명가량의 대표단을 워싱턴D.C.로 보낼 예정이다. 다만, 대표단에 누가 포함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의 협상은 험로가 예상된다는 게 지배적인 여론이다. 미국 비영리 기구 미중무역전국위원회(USCBC)의 제이크 파커 부대표는 "90일 이내에 양국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길 기대한다는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미국 언론들도 양국이 90일 안에 구체적 합의를 이루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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