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주 놓고 법정소송 진행중
프랑스의 인상파 화가 카미유 피사로가 그린 '오후의 생토노레 거리, 비의 효과'의 진정한 주인은 누굴까?
그림은 소유했던 유대 여성이 독일 탈출의 대가로 나치에 넘긴 뒤 행방이 묘연했다. 최근 여성의 자손들이 스페인의 한 미술관이 보관 중인 그림의 행방을 찾아내고 소유권을 주장하며 20여 년간 법정다툼을 벌이고 있다.
5일 외신 등에 따르면 첫 판결이 조만간 나올 전망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방법원의 존 F. 월터 판사는 4일(현지시간) 관련 그림의 소유권 분쟁 마지막 심리 공판을 진행했다. 선고는 1주일 뒤에나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후의 생토노레 거리, 비의 효과'는 피사로가 1897년 묵고 있던 호텔 객실의 창문에서 비오는 거리를 캔버스에 담은 작품이다. 3000만 달러(334억6000만 원)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본래 그림은 유대인 여성 릴리 카시러의 소유였다. 카시러가의 시아버지가 피사로와 거래하던 미술 중개상으로부터 그림을 직접 구입해 물려준 것이다. 하지만 릴리 카시러가 독일을 탈출하는 대가로 그림을 나치에게 넘겼고, 이후 행방이 묘연졌다.
그러다 지난 1999년 카시러의 후손은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는 티센 보르네미사 미술관에서 그림을 발견하고 소유 분쟁을 시작했다. 미술관 측은 그림의 본래 소유가 카시러였다는 사실은 부인하지 않는다. 다만 1958년 독일 정부가 그림이 영구히 실종됐다고 결론짓고 1만3000달러의 보상금을 제시했을 때 카시러가 이를 수락하면서 권리를 포기한 셈이라는 것이라고 미술관 측은 주장하고 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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