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삼수' 끝에 기업공개(IPO)에 나선 에어부산이 잇단 악재에 시름 하고 있다. 에어부산은 올해 'IPO 대어' 중 하나로 꼽혔지만, 최근 업계 경쟁 심화와 서비스 문제 부각으로 대내외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이번 IPO 흥행여부에 따라 모기업인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이달 23일 주식 공모 절차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하는 것을 시작으로 막바지 상장 절차를 진행 중이다.
내달 18일부터 이틀간 청약을 받는다. 공모 희망가는 3600∼4000원으로 총 공모금액은 187억∼208억원이 목표다. 이미 상장한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이 등 LCC(저비용항공사)들과 비교하면 상당히 할인된 금액이라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에어부산은 올 들어 3분기까지 매출 496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한 해 기록한 매출(5617억원)의 88%를 채운 것이다.
하지만 외형만 성장할뿐 LCC 업계 간 경쟁 심화로 수익률이 점차 떨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앞서 상장한 경쟁사들 역시 흥행에 실패했다. 지난 8월 상장한 티웨이항공은 공모주 청약 흥행을 기대했지만 최종 공모가는 밴드(1만4600원~1만6700원)보다 낮은 1만2000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나머지 상장 LCC 업체의 주가 흐름도 좋다고는 볼 수 없다. 결국 주식시장까지 급격하게 나빠지자 에어부산이 희망공모가를 낮춘 것으로 보인다.
항공사 지표인 '서비스'에서도 잡음에 시달리고 있다. 에어부산은 그동안 정시성을 강조하며 브랜드를 키워왔는데 최근 기내에 손님을 장시간 대기시킨 일로 국토부 조사를 받게 됐다. 이달 25일 타이베이와 캄보디아 씨엠립을 출발해 김해공항으로 향하던 에어부산 항공기 2편이 김해공항의 안개로 인천공항으로 회항하는 일이 발생했다.
에어부산은 기상이 좋아지면 다시 출발하겠다며 승객들을 기내에 대기시키면서 승객은 6∼7시간 동안 기내에 대기해야 했다. 이에 국토부가 항공교통이용자 보호기준 위반 여부를 조사게 된 것이다.
에어부산은 뒤늦게 승객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조처를 약속했지만, 비난 여론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업계 간 경쟁 심화에 따라 항공 산업 전반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상장은 시기에 민감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에어부산은 두 차례나 상장을 추진해왔지만, 지역 주주들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업계는 에어부산이 IPO에 상장할 경우 모기업인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개선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 지분 4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김양혁기자 mj@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