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빅데이터가 대학교육 혁신할 수 있다

이경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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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26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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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빅데이터가 대학교육 혁신할 수 있다
이경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1994년부터 시행된 대학수학능력시험은 그 이전까지 시행된 학력고사를 대체하는 것으로 대학의 학사과정을 얼마나 잘 수학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학력고사가 교과내용에 대한 단순 지식을 묻는 자격고사였다면 수능시험은 대학과정을 이수하는데 기초역량이 될 수 있는 언어력, 수리력, 자료해석 및 상황판단 역량을 묻고 있으며 이를 교과과정과 접목한 적성검사 형태로 미국의 SAT 를 본떠서 가칭 '대학입학 적성검사'의 형태로 개발이 되었다. 즉, 학력고사가 '내용을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가?'에 중점을 두었다면 '대상에 대하여 사고력과 이해력이 어느정도인가?'를 판단하는 시험이므로 암기와 벼락치기가 불가능하며 학생의 기초지능과 평상시 학업 성실도에 따라서 결과가 좌우되도록 설계되었다. 항간에는 내신에 반영되는 학교 내 중간, 기말고사는 벼락치기가 되어도 수능시험만큼은 단기에 점수를 향상시키기 어렵다고 이해되고 있다.

최근 2019학년도 수능시험에서 국어 과목이 소위 '불국어'로서 매우 어렵게 출제되어 1등급 컷이 80점대까지 내려왔으며 상위권 식별을 위한 고난도 문제를 푼 학생이 5지선다형에서 찍기 확률인 2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으며 이렇게 어려운 문제를 풀수 있다는 것이 대학에 입학하는 적성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과 함께 수능시험에 대한 반대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사실 수능에서의 국어 문제는 단순히 읽는 능력보다는 글의 내용을 이해해서 자기의 것으로 만드는 독해력을 평가하기 위함이고 이 때문에 지문은 그 어떤 학생도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곳에서 발굴하여 제시가 되고 이를 독해하기 위하여 통합 교과 지식이 있는지, 일상 어휘력이 있는지, 문장구조 분석능력이 있는지 살피게 된다. 따라서 제시되는 지문을 미리 접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이를 단시간에 읽고 해석하는 것이 당연히 쉽지 않도록 문제가 출제되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자기의 생각보다는 지문에서 제시하는 힌트를 정확히 그 의도대로 이해하여야 문제의 단초를 좇아 정답을 찾아갈 수 있으므로 출제자의 의도에서 벗어난 사고는 오답으로 향하게 된다. 물론 출제자는 사회통념과 상식에 준하는 고고 교과 과정의 지향점 하에서 문제를 출제하기에 가장 보수적인 입장에서 제시되고 이를 검증하는 과정도 수 차례에 걸친 토론과 협의를 통하여 출제자와 검토에 참여하는 교수진과 고교 교사진들이 동의 하여야만 한다.

그렇다면 수능시험의 고득점자는 오늘날 대학 교과 과정을 이수하는데 적합한 역량을 갖추고 있을까? 대학이 제공하는 교과과정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다양한 변화를 겪고 있다. 이는 사회에서 요구하는 직무에 대비하기 위한 취업 목적의 공부도 있지만, 학문 후속세대 양성을 위한 교과 및 연구 프로그램 영역에서도 기술 발전과 과학 지식의 활발한 공유로 인하여 급속한 구조 조정이 이루어지고 있는 중이며 이러한 변화는 가속화 되고 있다. 게다가 교과과정 이외의 비교과 과정, 즉 각종 동아리 활동, 봉사활동, 글로벌 진출 활동, 학문 융합 및 연계 활동으로 인하여 학생이 접할 수 있는 대학을 기반으로 한 프로그램이 무척이나 다양하면 이는 셀 수 없을 정도로 새로이 제시되고 있다. 이들 활동은 대학 이후의 '학생의 성공'을 위하여 제시되고 운영되는 중이지만 어떤 프로그램이 학생을 위하여 최적이며 수학 이후에 사회에서 학생의 성공을 지속시키는 요인으로 작동하는지 확인 및 검증되지 않았다. 한마디로 대학은 현재 변화 중이며 정답지도 없는 플랫폼으로써 작동하고 있다.

각 대학이 학생의 성공에 대하여 정의하고 규정하는 틀은 그 대학의 교과 프로그램과 대학입시에서의 위치는 물론이고 역사와 전통까지도 영향을 끼친다. 예를 들면 어떤 대학은 졸업하는 학생들의 교우회가 활성화 되지 못한 곳도 있고 어떤 대학은 크게 성장하여 사회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곳도 있다. 이 때 대학은 학생들의 연대감을 형성하기 위하여 대학생활 중 커뮤니케이션과 협업역량을 강조하여 사회 진출 이후에도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교과 및 비교과 활동을 디자인 할 수 있다. 이렇듯 대학이 지향하는 학생의 성공은 그 시대가 처한 상황에서 학생의 성향 및 취업률 등에 이르기까지 각종 사회 경제 여건에 따라 매년 변화할 수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올바른 대학교육 정책은 어떤 지향점을 가져야 할까?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할 수 없고 학생의 미래에 대한 목표를 정확히 할 수 없다면 포괄적인 기초역량을 중심으로 교과과정을 설계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아니면 학생 개개인을 분석하여 그에 걸 맞는 맞춤형 설계가 가능한 마이크로 학사 과정을 활성화해야 하는가? 또한 이러한 교과 과정의 수명은 얼마나 되어야 하는가? 대학을 운영할 때 교원, 공간, 각종 경비 등의 자원은 한정적이므로 비용 편익이 최적이 될 수 있도록 매년 재배분하여야 하는데 그 근거는 어떠해야 하는가?

이런 상황을 해소하기 위하여 학생의 성장과정에 대한 포괄적이며 학교의 특성을 반영한 전 교육 영역의 종단 간 데이터 분석이 필요하다. 그 데이터는 매우 큰 규모일 것이나 오늘의 인공지능 기반의 빅데이터 분석 기술과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은 이를 충분히 담아낼 수 있다. 대학에서의 학생 활동에 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최소 3년에서 10년까지 학생이 머무는 동안의 히스토리를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동안 각 단과대학과 학과 사무실에서 요람을 들추어 보면서 제공된 균일하지 않은 학생에 대한 각종 진로상담 서비스는 대학 이후의 직업에 대한 직무분석 체계와 해당 직무에 대한 시장에서의 수요 공급 및 평균 연봉까지 포함된 사회통계와 연계되지 못했다. 졸업에 대한 시뮬레이션, 학생 본인이 수강한 과목에 대한 분석 및 그 과목들 간의 연관성 및 이를 기반으로 한 각종 학내 교과 비교과 과정의 연결, 마이크로 과정의 추천 및 각종 교내 장학금과 교외 장학금의 자동 추천 기능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고품질의 균일화된 지능적 정보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해당 지도교수와 선배 및 전문가 그룹의 멘토링이 결합되어야 할 것이다.

데이터가 축적이 되면 사회가 대학에게 요구하는 역량이 분석이 되고 이는 대학이 고등학교, 중학교 및 초등교육에 요구하는 역량이 구체적으로 드러날 수 있다. 이러한 요구는 각 대학의 위치와 환경에 따라 매우 다양하며 이 또한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일 것이다.

이러한 틀에서 수능시험의 대한 현재의운영방식과 구성을 대하여 그 의미를 다시되새길 필요가 있다. 과연 수능시험은 대학교육에서 어떻게 다시 위치하여야 하는가? 최근 10여년 동안의 급속한 기술기반의 사회변화에서 갈팡질팡 했던 대학입시 정책에 대하여 이제는 보다 과학적인 관점의 접근이 필요하지 않을까? 전국민이 자녀교육에 지출한 비용을 제대로 최적화하여 사용하고 그동안 국민들의 삶 속에서 거둬들인 교육세에 대한 집행의 틀을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하여 다시 조정할 시점이 되지 않았을까? 대학에 몸담고 있는 구성원으로서 오늘도 하루하루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수험생들에게 그저 죄송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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