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진흥법의 역설… 참여제한 빅4는 크고, 중견IT는 `뒷걸음`

공공 SW사업 참여 규제에도
빅4 매출·이익 6.3% 성장세
중견 11개사는 초라한 성적
"현실적인 서비스 대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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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진흥법의 역설… 참여제한 빅4는 크고, 중견IT는 `뒷걸음`
김창훈 KRG 부사장이 2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정보산업연합회 주최 IT서비스미래포럼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정보산업연합회 제공

삼성SDS·LG CNS·SK㈜ C&C·포스코ICT 등 IT서비스 '빅4' 기업이 2012년부터 작년까지 매출과 이익이 연평균 6.3%씩 늘어난 데 비해 중견 11개 회사는 매출과 이익이 연평균 0.5%, 6.5%씩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빅4 기업은 공공 SW사업 참여규제 때문에 신사업과 솔루션 투자를 늘리며 안정적으로 성장했지만 중견 11개사는 오히려 뒷걸음질친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KRG의 김창훈 부사장은 21일 한국정보산업연합회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한 IT서비스미래포럼에서 이 같은 분석결과를 공개했다.

김창훈 부사장은 2013년 SW진흥법 개정으로 대기업의 공공SW시장 참여가 제한된 후 중견 IT서비스 기업의 경영실적이 악화됐다고 밝혔다. 15개 기업의 총매출은 2012년 12조2979억원(평균 8865억원)에서 작년 17조1408억원(평균 1조1427억원), 총이익은 같은 기간 9545억원에서 1조2506억원으로 소폭 늘었다.

그러나 빅4와 나머지 11개 사의 격차는 커졌다. 4개사의 매출·이익 비중은 2012년 각각 82.5%와 94%에서 작년 86.8%와 96.7%에 달했다. 업계 전체 100원의 이익을 거뒀다면 그중 96.7원은 대형 4개 기업이 가져갔다는 것.

빅4를 제외한 11개 기업의 성적은 초라하다. 평균 이익률은 2016년 1.4%, 작년 1.8%였고 인당매출액은 작년 기준 1.82억원에 그쳤다. 반면 4대 기업의 이익률은 2016년 7.6%, 작년 8.2%였고 인당매출액은 5.89억원에 달했다. 빅4와 11개사를 합친 15개 기업의 종업원수는 2012년 3만7466명에서 작년 3만7719명으로 제자리걸음 수준이었다. 11개 사에는 아이티센, 현대정보기술, 효성ITX, 신세계아이앤씨, 대신정보통신 등이 포함됐다.

김 부사장은 "정부 규제로 인해 중견기업의 사업기회가 많아졌지만 상응하는 대가지급과 생태계 조성은 하지 않다 보니 이런 결과로 이어졌다"면서 "대·중소기업의 윈윈을 돕는 정책과 공공입찰제도 개선, 현실적 서비스 대가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내년 국내IT서비스 시장은 올해 12조9000억원에서 3.4% 성장한 13조3400억원으로 전망됐다. 전체적인 위축분위기 속에 유지보수 등 기존 시스템 효율에 투자의 초점이 맞춰지고 중견기업들의 사업 구조조정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 차세대 프로젝트와 공공·금융 클라우드 시장이 본격 개화하면서 신사업 분야 R&D와 M&A도 활발할 것으로 봤다. 공공시장에서는 대기업의 공공입찰 참여제한이 완화되고 SOC 영역에서 스마트시티 구축과 5G기반 서비스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 부사장은 "특히 클라우드 시장을 두고 글로벌 기업과 국내 기업간의 치열한 쟁탈전이 예상된다"면서 "대형 서비스 기업들이 공공정보화시장에 귀환하면서 글로벌 기업과 국내 기업, 국내 대기업과 중견기업간 복잡한 경쟁구도가 이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주52시간제 근로제와 관련해 탄력근로제 개선논의가 이뤄지고 있는데 이와 별도로 선택근로제 단위기간을 1달에서 6개월로 늘려 IT업계의 숨통을 열어줘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동희 국민대 교수(경영학부)는 "탄력근로제는 정해진 근무계획에 따라 일하는 제조업에 적합하고 IT서비스나 SW산업과는 맞지 않다"면서 "IT산업의 근로특성을 반영해 선택근로제 정산기간을 현행 최대 1개월에서 6개월로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선택근로제는 일을 시작하는 시간과 끝내는 시간을 근로자가 결정하고 근로시간은 1개월 208시간 내에서 조정하는 방식이다. 1일 근로시간 제한이 없고 1개월 평균 주당 최대 52시간을 맞추면 된다. 최근 정부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6개월이나 1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선택근로제 관련 논의는 별로 없는 상황이다.

이동희 교수는 고객 맞춤형 시스템을 개발하는 IT서비스업에서는 탄력적근로시간제에서 필요한 '일별 사전 근무편성표' 작성과 준수가 어렵고 사업기간별 업무량 편차가 커 정산기간 1개월은 너무 짧다고 지적했다.

많은 SI프로젝트와 SW 개발사업은 납기 1~3개월을 앞두고 일이 몰린다. 탄력적근로시간제에서 허용하는 최대 근로시간인 주 64시간을 넘기는 경우도 빈번하다. 프로젝트 완성단계에서 인력을 교체할 경우 제조업처럼 정형화나 표준화된 일이 아니어서 생산성이 떨어지는 만큼 인력대체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정운열 LG CNS 상무는 "7월부터 1개월 단위 선택근로제를 운영한 결과 프로젝트 장애나 시스템 개통 시 어려움이 많다"면서 "선택근로제 최대 기간을 1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공 SW사업 헤드카운팅제도가 금지됐지만 여전히 관행적으로 이뤄져 부당한 경영간섭과 불공정 거래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운열 상무는 "헤드카운팅 관행은 불법파견 문제로 이어질 여지도 있다"면서 "헤드카운팅 적용을 중단하고 원격지 개발을 확대해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정섭 KCC정보통신 대표는 "SW산업 생태계를 개선하기 위한 SW산업법 개정안이 부처간 이견으로 연말까지 개정 여부가 불투명하다"면서 "하루빨리 국회에 상정돼 통과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IT서비스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수적인 원격지 개발을 활성화하고 현재의 공공SW 사업 저가투찰 하한선을 높여 저가낙찰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호열 강원대 교수(컴퓨터학과)는 "IT기업들도 일하는 방식을 양적 투입에서 질적 투입으로 바꾸고 SW 프로세스 확립과 품질활동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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