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겸 중국자본시장연구회장
![[정유신 칼럼] `網紅`을 中 시장진출 첨병으로 삼자](http://contents.dt.co.kr/images/201811/2018112002102269660001[1].jpg "[정유신 칼럼] `網紅`을 中 시장진출 첨병으로 삼자")
중국에선 특히 인플루엔서 소위 왕훙의 영향력이 대단하다고 한다. 왜 그럴까. 전자상거래시장규모가 세계 최대(2017년 4000조원)로 워낙 커서 그렇기도 하지만, 전통적으로 기업에 대한 불신감이 워낙 크기 때문이라고 한다. 중국에선 산자이(山寨 : 짝퉁)란 말이 입에 붙어있을 정도로 모조제품이 많고 허위, 과장광고도 많다. 그만큼 소비자들이 여간해선 기업광고를 믿지 않는다. 대신 오히려 입소문은 신뢰하는 경향이 높다고 한다. 따라서 자기가 좋아하거나 친근감을 갖고 있는 인터넷 상의 왕훙이 제품을 추천하면 흥미를 갖게 되고, 그가 사용하는 제품을 똑같이 갖고 싶은 욕망도 생기기 쉽다. 특히 왕훙은 기업 입장이 아니라 똑같은 소비자 관점에서 제품의 특성이나 장점을 쉽게 설명하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어필한다. 온라인소비의 주고객층이 SNS에 익숙하고 고등교육을 받은 80년대생 바링허우(八零后)와 90년대생 주링허우(九零后)라는 점도 하나의 요인이라고 한다. 이들은 SNS를 통해 중국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기 때문에, 이들에게 영향력이 큰 왕훙일수록 마케팅파워도 크다는 얘기가 된다.
중국 왕훙시장의 규모는 얼마나 될까. 중국 시장조사기관 아이리서치(iResearch)에 따르면 올해 왕훙시장의 팔로워는 총 5억9000만명, 1000억 위안(약 16조2600억원)규모로 예상한다. 왕훙의 영향력이 커지는 만큼, 중국에서 왕훙이란 직업의 인기도 대단하다. 팔로워가 50만명 이상인 왕훙은 약 3000명, 자기 블로그를 보유한 왕훙 도전자까지 포함하면 무려 10만명 이상, 유명 왕훙의 경우 SNS 팔로워가 수백만 명 수준으로 이들의 패션, 소품 등이 모두 화제가 돼 제품 판매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왕훙이 다루는 콘텐츠도 다양해지고 보다 전문화되고 있는 추세다. SNS에 사진과 글만 게재하던 형식에서 쇼트 클립(5분 내외의 짧은 영상), 생방송, Q&A 등 다양한 형식의 콘텐츠를 포함시키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한다. 관련 산업은 어떤가. 패션, 뷰티(화장품), 생활용품, 음식료, 국내외 여행관광 서비스 등으로 빠르게 다양화하는데, 특히 패션·뷰티분야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상 이상이라고 한다. 이는 애니메이션과 메이크업, 헤어, 패션 등의 정보를 설득력 있게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 평가다.
왕훙의 영향력은 어느 정도일까. 현재 중국 왕훙의 대표 사례는 '파피장'(Papi醬·1987년생 여성)이다. 그녀는 웨이보 사이트에 글도 올리고 자신의 일상을 애니메이션으로 라이브 중계해서 스타덤에 오른 유명 왕훙이다. 연극영화과 출신으로 네티즌 팔로워는 현재 무려 2천만명 이상이다. 2016년 4월 알리바바는 그녀의 개인사이트 광고란을 경매에 부쳐 최종 2200만위안(약 35억7700만원)에 낙찰한 적도 있고 한 중국 매체는 그녀의 왕훙 활동의 시장가치를 무려 3억위안(약 488억원)으로 평가했을 정도다. 최근 바이두는 파피장을 바이두 앱 대표로 뽑기도 했다.
이쯤 되니 중국 네티즌 소비자들을 잡기 위한 왕홍 마케팅이 중국기업, 글로벌기업 할 것 없이 초미의 관심사다. 아무튼 사드경계가 완화되고 있다. 한국에 오는 요커 뿐 아니라 중국 온라인소비시장에 적극 진출할 필요가 있다. SNS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왕훙을 바탕으로 진입장벽이 높았던 중국 내 마케팅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 기업에게도 중국진출을 위한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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