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CR·WRC 종합우승·준우승
정식 출전 첫해 트로피 싹쓸이
단기간 모터스포츠 名家 발돋움
정식 출전 첫해 트로피 싹쓸이
단기간 모터스포츠 名家 발돋움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2000년대 초 모터스포츠에서 수모를 겪었던 현대자동차가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의 '절치부심'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자동차 모터스포츠는 지난 18일 '2018 WTCR(월드투어링카컵)'과 '2018 WRC(월드랠리챔피언십)'에서 각각 종합 우승, 준우승을 확정했다고 19일 밝혔다.
WTCR은 작년 말 TCR 인터내셔널 시리즈와 WTCC(월드투어링카챔피업십)가 합병돼 올해 새롭게 탄생한 대회다. WRC는 국제자동차연맹(FIA)가 주관하는 대회로 포뮬러원(FI)과 국제 자동차 경주 대회의 양대 산맥을 이룬다. 이들 대회 모두 국제자동차 연맹 FIA의 공인 대회에 포함된다.
현대차 모터스포츠는 작년 시범 출전을 거쳐 올해 정식 출전 첫 해 만에 'i30 N TCR'로 종합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운전자 부문에서도 이 차량으로 출전한 선수들이 종합 우승과 준우승을 싹쓸이했다.
WRC에서는 현대 월드랠리팀(i20 랠리카)이 2016년부터 3년 연속 제조사 부문과 드라이버 부문 종합 준우승을 달성했다. 종합 우승은 최종 점수 368점을 얻은 '도요타 가주 레이싱팀'이 차지했다. 다만 현대 월드랠리팀은 작년 선두 팀과 점수 차가 83점에 달했지만, 올해는 27점으로 격차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쉬미에라 부사장은 "올 한해 현대차가 세계 모터스포츠 팬들에게 압도적인 주행성능과 기술력을 알린 해였다"며 "이는 현대차 고성능 N의 기술력이 빠른 시간 안에 최상위 수준으로 올라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현대차가 모터스포츠에 뛰어든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사실 2000년 당시 소형차 베르나를 개조해 첫 출전 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3년 만에 철수했다. 이후 2012년 현대차는 WRC 복귀를 선언했고, 2014년부터 1~3위 입상이라는 성과를 내며 두각을 나타냈다.
세계적인 자동차 제조사는 모터스포츠를 통해 얻은 노하우를 양산차에 적용해 기술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독일 폭스바겐을 비롯, 미국 포드 등 대중차 브랜드는 WRC를 통해 성장해왔다.
현대차도 그렇게 가고 있다. 지난 2015년 현대차가 선보인 고성능 브랜드 'N' 역시 모터스포츠에서 쌓은 노하우를 그대로 녹여냈다. 벨로스터 N, i30 N에 이어 i30 패스트백 N까지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i30 N은 고성능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애초 계획했던 2500대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그동안 정의선 부회장이 모터스포츠에 물심양면으로 쏟아부은 애정이 비로소 빛을 발하고 있다. 우선 인재 영입을 진두지휘했다. 우선 BMW 출신의 고성능차 전문가 알버트 비어만 사장을 데려와 고성능 차 개발을 맡겼고, 곧이어 같은 회사 출신인 토마스 쉬미에라 상품전략본부장 부사장도 영입했다. 이들은 기대에 부응했고, 고속 승진으로 성과를 인정받았다.
대회 출전에 필요한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대회 출전 차가 고성능인 데다, 8억명의 인구가 시청하는 경주 대회인 만큼 수천억원의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 부회장의 모터스포츠 저변 확대는 국내서도 이어진다. 대회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양산차와 거의 차이가 없는 튜닝만으로도 대회에 참가할 수 있게 했다. 준중형차 아반떼를 비롯, 벨로스터 등의 차량을 활용해 국내 모터스포츠 대회를 확대하고 있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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