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 몇 가지만 모아 단정했다
네티즌 수사보다 판단력 떨어져"
출당·사퇴요구에 '정치공격'반박
민주당·청와대는 공식입장 자제
네티즌 수사보다 판단력 떨어져"
출당·사퇴요구에 '정치공격'반박
민주당·청와대는 공식입장 자제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지사가 19일 자신의 부인 김혜경씨를 일명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 소유주로 결론내고 검찰에 송치한 경찰을 향해 정치적 수사라고 날을 세웠다. 더불어민주당은 수사결과를 지켜볼 사안이라고 선을 그으면서 이 지사에 대한 공식 입장을 자제했다.
이 지사는 이날 경기도청 출근길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계정 주인이자 글을 쓴 사람은 제 아내가 아니다. 제 아내가 아니라는 증거가 차고 넘치는데 몇 가지만 끌어모아 제 아내로 단정했다"면서 "수사 내용을 보면 네티즌 수사대보다 판단력이 떨어지지 않나 생각이 든다"고 경찰 수사를 비판했다. 이어 "(경찰이)진실보다 권력을 선택했다"면서 "저들이 바라는 저열한 정치 공세의 목표는 이재명으로 하여금 일을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또 민주당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출당 또는 도지사 사퇴요구에 대해서는 "프레임이고 가혹한 정치공격"이라며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는 것이 당연하지만 무고한 사람을 놓고 죄를 지었다면 어떻게 하겠느냐 가정적으로 말하면 되겠냐"고 반박했다.
이 지사가 지칭한 '권력', '저들'은 청와대 혹은 집권여당인 민주당을 겨냥한 표현으로 풀이된다. 이 지사는 이번 '혜경궁 김씨' 논란 외에도 '형님 정신병원 강제입원', '욕설파문', '여배우 스캔들'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의혹에 대해 정치적 탄압이라는 주장을 이어왔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불거진 계파 갈등의 연장선에서 빚어진 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지사가 자신에게 정치적 피해자 이미지를 덧씌우는 것과 달리 민주당과 청와대는 말을 아끼고 있다. 자칫 친문 대 비문 구도로 비화되면 당 지지층 분열까지 이어질 수 있는데다 공천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굴레를 쓰고 있는 탓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로부터 이 지사의 거취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았으나 답변을 거부했다. 홍영표 원내대표 역시 "당이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려면 사태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수준에서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측은 "청와대가 관여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선을 그었다.
이 지사를 향한 야당의 공세는 계속됐다.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이재명 부부는 더 이상 피해자 코스프레를 해서는 안된다"면서 "경찰조사가 맞다면 민주당은 부도덕한 인물을 공천한 것에 일차적인 책임이 있고, 출당 논란을 잠재운 이 대표에게도 명백히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