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사우디와 사전작업 상황속
하재주 원장 중도 사퇴로 난관
3년 공들인 인적 네트워크 불안
"원장 공백 어떤 영향줄지 걱정"
하재주 원장 중도 사퇴로 난관
3년 공들인 인적 네트워크 불안
"원장 공백 어떤 영향줄지 걱정"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맞물려 하재주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이 중도 사퇴함에 따라 우리 기술로 만든 소형 원자로 '스마트(SMART)'의 수출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당초 원자력연구원은 이달 말까지 사우디에 스마트를 짓기 위한 사전 검토·분석 작업인 '건설 전 설계(PPE)'를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인데, 사업을 총괄해 온 하 원장의 공백과 정부의 탈원전 정책기조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지적이다.
당장 문제가 되는 것은 지난 2015년 한국과 사우디 간에 체결한 '한-사우디 스마트 파트너십'에 따라 착수한 '스마트 PPE 사업' 완료 시점이 이 달말로 돌아온다는 점이다.
사우디는 1억 달러를 투입해 우리나라와 스마트 원자로 설계와 국제안전기준에 부합하는 '예비안전분석보고서(PSAR)' 를 만드는 등 PPE 사업을 마무리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원자력연은 PPE 사업을 총괄하면서 가장 핵심인 원자로계통 설계를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등 막중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사우디에서 스마트 원전 건설 허가를 받기 위한 6000여쪽에 달하는 보고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같은 와중에 소형 원자로 전문가인 하 원장이 중도 사퇴함에 따라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연구원 내부의 분위기다.
원자력연 관계자는 "하 원장이 원자력분야 국제협력기구인 OECD/NEA의 원자력정책개발국장을 역임하면서 사우디와 스마트 원전 사업에 큰 영향을 미쳤고, 원장에 취임하면서 이 사업을 진두지휘해 왔다"면서 "사우디의 카운터 파트너로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원장 공백이 사업 추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지 걱정된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실제로, 하 원장은 스마트 원전 사업을 공동 추진하고 있는 사우디 원자력신재생에너지원장이 지난 7월 새로 바뀌고, 사우디 내부에서 사업 추진 관련 어려움이 있을 때 현지 담당자를 만나 설득 및 중재 역할을 하는 등 3년 동안 양국 간 긴밀한 협력을 이끌어 내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PPE 사업 이후가 더 큰 문제다. 사우디에 스마트 원전 건설을 위한 각종 인허가를 받으려면 3년 간 사업을 이끌어 오면서 사우디와 풍부한 인적 네트워크를 보유한 하 원장의 역할이 더 커지는 상황에서, 하 원장이 돌연 사퇴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우리나라가 스마트 원전 건설을 따내면 1기당 1조원의 건설비용과 요르단 등 중동 국가의 스마트 원전 잠재 수요국으로 수출을 확대할 수 있게 된다.
김긍구 원자력연 스마트개발사업단장은 "원장이 사우디 스마트 원전 사업을 전면에서 이끌어 왔던 만큼 왕정국가인 사우디 정치 상황을 감안할 때 하 원장의 갑작스런 사퇴가 사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지 심히 걱정스럽고 앞으로 예의주시해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한편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한 스마트 원전은 약 110㎿ 용량의 소형 원전으로, 2013년 세계 최초로 표준설계인가를 획득했으며, 대형원전에 비해 경제성과 안전성, 활용성을 갖추고 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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