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고 현지화로 새 식품장르 개척 포부
2020년 물류·바이오·콘텐츠 36조 투자
추가 M&A로 '세계 초격차전략' 급물살
2020년 물류·바이오·콘텐츠 36조 투자
추가 M&A로 '세계 초격차전략' 급물살
CJ제일제당, 美 쉬완스컴퍼니 인수 의미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CJ제일제당이 15일 2조원 규모의 '빅딜'을 성사하면서 이재현 CJ그룹 회장(사진)의 '2030 월드베스트 CJ' 전략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작년 5월 이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이후 '초격차 역량'과 '글로벌'이라는 키워드를 앞세운 CJ그룹은 앞으로도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CJ제일제당이 인수한 쉬완스 컴퍼니는 미국 냉동식품 선두업체로 꼽히고, 네슬레에 이어 세계 냉동피자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 인수로 CJ제일제당은 세계 최대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인프라를 확보했고, 이를 바탕으로 'K 푸드'를 인접 국가에 확산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쉬완스 컴퍼니는 1952년 미국 미네소타주에 세워진 냉동식품 전문업체로 미국 전역에 냉동식품 제조 인프라와 영업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 미국 내 생산공장 17개와 물류센터 10개를 보유해 피자·파이·아시안 애피타이저 등 시장에서 네슬레 등과 시장 점유율 1·2위를 다투고 있다. 올해 매출은 홈 서비스 사업을 빼면 2조3000억원으로, 상각전이익은 2460억 원이 예상된다.
CJ제일제당 측은 "선진 식품 시장에서 글로벌 음식의 특징을 살리면서 한식, 한국식 식문화와 접목할 수 있는 메뉴를 개발하고, '비비고' 제품 현지화에 초점을 맞춰 새로운 식품 장르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은 이미 지난 2016년 미국 만두 시장에서 일본과 중국 업체들을 제치고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경험이 있는 만큼, 한식을 접목한 세계 시장 공략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앞서 미국 식품기업인 '애니천', '옴니', 'TMI', '카히키' 등을 인수하며 미국 시장 공략을 강화했다. 미국 서부와 동부 주요 도시에서 냉동만두·냉동 간편식·면 등을 생산하고, 2016년에는 캘리포니아에 R&D 센터를 세워 K-푸드를 알리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기존 만두·면 중심의 품목을 피자·파이·애피타이저 등 현지에서 많이 소비되는 카테고리로 확대하면서 한식을 접목한 다양한 신제품 개발도 가능해질 것"이라며 "한식의 맛으로 차별화한 아시안 푸드로 식품사업 포트폴리오가 확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CJ그룹이 이번 빅딜을 계기로 글로벌 M&A에 더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이 회장은 지난 5월 열린 '온리원 콘퍼런스'에서 "글로벌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각 사업별로 2등이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 전략을 확보해 세계가 인정하는 글로벌 생활문화 기업이 되자"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 인수로 냉동식품 분야 세계 1위 달성의 기반을 마련한 CJ는 앞으로 추가 M&A로 '글로벌 초격차 전략'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CJ그룹은 2020년 매출 100조원 달성이라는 '그레이트 CJ'에 이어 오는 2030년 3개 이상의 사업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월드 베스트 CJ'를 목표로 내세운 적이 있다.
CJ그룹은 올해 올해 5조원을 비롯 2020년까지 물류, 바이오, 문화콘텐츠 등에 M&A를 포함, 36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그 동안 CJ그룹은 주요 성장 변곡점마다 대규모 M&A와 시장의 예상을 깨는 사업구조 재편을 단행해 왔으며 그 변화의 속도는 이재현 회장 경영복귀 직후부터 1년간 가장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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