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저가 수주 논란에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며 일축했다. 대우조선해양은 과거부터 안팎에서 해양플랜트 사업 저가 수주 논란에 시달려왔다. 실제 최근 일본은 대우조선해양에 투입된 공적자금이 정부의 우회적 보조금이고 이 덕에 저가 수주에 나설 수 있었다며 WTO(세계무역기구)에 제소했다.
15일 정 사장은 서울 다동 대우조선해양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수주를 하려면 내부적으로 수주 적정선 검토 위원회를 두 번이나 거쳐야 한다"며 "저가 수주 운운한다는 것 자체가 '내로남불', 내가 수주하면 실력으로 수주 남이 수주하면 저가다 이런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일본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한 대우조선해양을 WTO에 제소할 것이라는 현지 언론 보도가 잇달았다. 한국 정부가 약 12조원의 공적자금을 대우조선해양에 투입함에 따라 대우조선해양이 저가로 선박 건조를 수주하면서 시장가격을 왜곡하고 있다는 게 골자다. 일본 정부가 제소하려는 근거는 WTO 보조금 규정이다. WTO는 정부의 개별 기업 혹은 특정 산업에 대한 자금 투입을 금지하고 있다.
이를 두고 정 사장은 "강제징용 관련, 양국과의 감정싸움 같다"고 정치적인 성향으로 일축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작년 11월 노르웨이 스타토일이 발주한 해양플랜트 하부구조물 수주전에서 '저가 수주'라는 눈총을 받으며 5억7500만 달러를 적어낸 바 있다. 그런데도 일감은 싱가포르의 샘코프마린이 가져갔다. 이에 업계 일각에선 대우조선이 원가 이하의 가격으로 수주물량을 따내던 구태를 반복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 역시 정 사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산업은행이 철저히 검토한 뒤 입찰하기 때문에 (저가 수주)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역시 "적자 나는 회사가 흑자 나는 회사 보고 저가 수주한다고 하면 상식으로 통하는 것이냐"며 재차 저가 수주 논란을 일축했다. 김양혁기자 mj@dt.co.kr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15일 서울 다동 서울사무소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김양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