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삼성물산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태 여파로 주가가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이른바 '삼바 사태' 후폭풍으로 삼성물산에 대한 추가 감리 필요성이 제기된 가운데 최악의 경우 합병비율 적정성 논란으로까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15일 오후 2시44분 현재 삼성물산은 전날보다 3.32% 하락한 10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물산은 개장 하자마자 5.31% 하락한 후 장중 한때 9만94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지난 2월 기록한 52주 신고가(14만6500원)와 비교하면 1년도 안 돼 주가는 30% 이상 폭락했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고의 분식회계로 판단하고, 삼성물산에 대한 추가 감리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주가는 하락폭을 확대했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 겸 증선위원장은 증선위 결과 발표 후 "삼성물산 감리 필요성 여부는 신중하게 따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2015년 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 변경에 앞서 그해 7월 있었던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과 관련 있다는 의혹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를 통해 기업가치를 부풀려 모회사였던 제일모직과 제일모직의 최대주주인 이재용 부회장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도록 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당시 제일모직이 고평가된 근거 중 하나가 바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가치였다. 만약 삼성바이오로직스 재무제표가 고쳐지면 최악의 경우 합병비율이 불공정했다는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는 시장이 우려하는 대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가 삼성물산 합병비율 적정성 논란으로 불거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평가한다.
합병 결정이 나온 시점은 2015년 6월이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회사로 전환해 삼성바이오에피스 주식 가치를 4조8806억원으로 반영한 시점은 2016년 4월(2015년 감사보고서 제출 시기)이기 때문이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국정농단 특검 당시 사법부도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와 삼성물산 합병 이슈는 별개임을 확인했다"면서 "삼성물산 합병 적정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폐지 되지 않는 한 삼성물산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실제로 상장 폐지될 가능성 역시 사실상 희박하다.
다만 증선위가 고의 분식회계 결론을 내림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향후 재무제표를 수정해야 한다. 이 경우 모회사인 삼성물산도 재무제표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주가 변동성은 확대될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자회사 회계처리 위반 이슈에 따른 삼성물산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이라며 "향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폐지 여부, 개선기간 부여, 매매거래정지 등을 결정하는 일정이 이어짐에 따라 지속적으로 자회사 회계처리 위반 이슈가 제기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