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공동대표 "중차대한 상황에 놓여있다"
"소통으로 환골탈태…현장 소리 귀기울일 것" 각오
"소통으로 환골탈태…현장 소리 귀기울일 것" 각오
지난 6일 현대중공업 공동 대표이사로 새로 임명된 한영석·가삼현 사장은 12일 사내 소식지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두 사장은 "위기를 넘어 다시 한번 도약하느냐, 쇠락의 길로 접어드느냐의 중차대한 상황에 놓여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 "그간 우리는 전임 경영진을 중심으로 전 임직원이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실제 현대중공업은 대대적인 사업구조, 조직 개편과 보유 자산 매각 등 강도 높은 경영개선 계획을 실행해왔다. 두 사장은 "이 과정에서 적지 않은 아픔도 있었지만 이를 통해 장기간의 위기에 버틸 수 있는 체력을 갖췄고 미래를 대비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가뭄의 단비'와 같은 소식도 있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9일(현지시간) 4년 만에 해양플랜트 수주에 성공한 바 있다. 두 사장은 "다행히도 최근 4년여 만에 해양공사의 신규계약에 성공하며 수주 재개의 물꼬를 텄다"며 "조선 시장이 다소나마 회복세를 보이며 선박 수주도 전년에 비해 다소 늘어났다"고 전했다.
하지만 여전히 대내외적인 상황이 녹록지 못하다. 미국발 보호무역주의, 금리 인상 등 불투명한 경영환경은 지속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당장 내년 일감조차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일감 부족에 허덕이던 해양공장은 문을 닫아야 했고, 1000여 명에 달하는 유휴인력이 발생했다. 두 사장은 "일감 부족은 고정비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실적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을 끊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일감 확보가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과거에 대한 반성도 잊지 않았다. 두 사장은 "'세계 1등'이라는 자만에 안주한 나머지 변화와 혁신을 게을리 한 우리 모두의 책임도 없다고 할 수 없을 것"이라며 "'현대정신'을 되새기고 우리나라 조선산업을 세계 정상으로 이끌었던 경험을 살려 반드시 옛 명성을 되찾아야 할 것이다"고 전했다. 이어 "'최고의 회사'라는 옛 영광을 되찾고 다시금 자부심을 가지고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드는 것은 오직 우리 스스로의 노력으로만 가능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공동 대표이사들은 앞으로 '소통'으로 환골탈태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두 사장은 "보람의 일터를 재건하는 일이라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더욱 가까이 다가서서 열린 마음으로 진정성 있게 소통하겠다"며 "현장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고 올바른 의견은 경청해 회사 경영에 적극 반영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임직원 여러분도 마음을 열고 회사에 더욱 관심과 애정을 가져주시고 책임감을 갖고 맡은 업무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지난 6일 현대중공업그룹은 1년 만에 강환구 단독 대표이사 체제의 막을 내리고 새 사장에 한영석 현대미포조선 사장과 가삼현 그룹선박해양영업본부 사장을 내정했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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