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무역 분쟁의 핵심은 미래기술 주도권 다툼으로 양국이 지속가능한 합의 결과를 도출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통상분쟁의 영향으로 아시아 지역 공급망이 재조정될 것이고, 이는 장기적으로 한국 기업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중국에 있는 컨설팅 업체인 트리비움 차이나의 앤드류 폴크 대표는 미·중 통상갈등 전망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12일 한국무역협회 주최로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호텔에서 열린 '미 중간선거 결과 평가 및 미·중 통상분쟁 전망' 국제 포럼에서 국내·외 전문가들은 미·중 통상 갈등이 장기화 하고 이는 국내 경제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 자리에서 이재민 서울대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임기 후반 2년 간 재선을 위해 더 공격적인 통상정책을 채택하고 현재의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계속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철강, 자동차를 대상으로 진행한 제 232조 조사가 다른 영역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높아 우리에게는 상당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폴크 대표 역시 미·중 통상갈등 상황이 미래 기술에 대한 패권 다툼인 만큼 양쪽 모두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고, 이는 중국 내 글로벌 제조공장의 철수 등으로 이어지며 한국의 중간재 수출 등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또 미국과 중국이 타협할 가능성도 낮게 점쳤다. 타오지강 홍콩대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의 궁극적인 목표는 중국 중심의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을 재조정하는 것"이라며 "중국이 해외 다국적 기업에게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을 제공한다면 미국의 대중 제재는 실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씽크탱크 케이토(CATO)의 다니엘 아이켄슨 이사는 이번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한 것에 대해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는 중국 압박은 지속하겠지만, 향후 의회 비준동의가 필요한 미·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은 마찰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위 먀오제 북경대 국개개발연구원 부원장은 "미중 모두가 무역 불균형 해소에 공감하고 잇는 만큼 문제 해결을 위해 무역전쟁보다는 대화로 풀어갈 필요가 있다"며 "중국 입장에서도 다자·지역 무역체제 안에서 개방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영주 무역협회 회장은 "미·중 통상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다자 통상체제가 흔들리면서 세계 경제가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세계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최소화하도록 여러 국가들이 협력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