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전 조명래 임명 전례 재연
인사청문회로 심사 차질 불가피
증·감액 공세에 힘 싣기 어려워
김성태 "국회와 협치 진정성없다"
인사청문회로 심사 차질 불가피
증·감액 공세에 힘 싣기 어려워
김성태 "국회와 협치 진정성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본격적인 예산심사를 앞두고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을 임명하자 야당이 반발하고 있다.
국정감사 직전 조명래 환경부장관 후보자를 임명해 국정감사와 인사청문회에 대한 국회 환경노동위의 집중도가 떨어졌던 전례가 예산결산특별위·기획재정위에서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 때문이다.
홍남기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일정 등을 고려하면 국회의 예산 심사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역대 정부 중 예산심사 직전 기획재정부 장관을 교체한 전례가 없고, 예산 심사와 기재부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동시에 진행한 적도 없어 야당은 이번 기재부 장관 교체를 국회 예결위 무력화를 위한 '기획 인사'로 보고 있다.
기재부 장관 교체가 정부·여당, 야당 어느쪽에 불리하게 작용할지는 미지수다.
김 부총리가 교체 직전 기자들과 만나 "남은 기간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공직자의 도리"라고 했지만, 이미 교체가 확정된 김 부총리가 예산 심사 과정에서 주도권을 쥐고 여야와 예산 증·감액을 협상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기재부는 내년도 예산안 심사 준비와 함께 홍 내정자의 인사청문회 준비를 병행해야 해 예산 심사에 대한 업무에도 한계가 있다.
야당의 불안감은 더 크다. 김 부총리가 책임을 지겠다 했지만, 경제부총리 교체로 사실상 예산 증·감액의 교섭 창구를 잃어버렸다. 특히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야당은 정부의 일자리 예산과 증액된 복지 예산, 감액된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을 계획이었지만, 교체될 예정인 김 부총리에게 펼치는 공세에 힘을 싣기는 어려워졌다.
하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예산 심사 일정을 보이콧해도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12월 1일 본회의에 정부안이 자동으로 부의된다.
홍 내정자의 인사청문회에 화력을 집중해 낙마까지 몰아간다 해도 그때는 내년도 예산안이 막바지 심사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10일 "여야정 협의체 회의를 한 지 1주일도 되지 않아 이런 인사를 한 것은 (국회와의 협치 필요성 등에 대한) 대통령의 진정성이 없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했고,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11일 페이스북에 "대통령이 남의 말 안 듣기로 유명하단 말이 근거 없기를 바랐는데 이번 인사를 보면 대통령의 고집이 대단한 것 같다"고 썼다.
반면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0일 "(홍 내정자와 김수현 정책실장은) 활동 경력, 전문성 등을 고려할 때 정확한 적임자다. 지금이 교체의 적기"라고 말했다.
이호승기자 yos547@dt.co.kr
국정감사 직전 조명래 환경부장관 후보자를 임명해 국정감사와 인사청문회에 대한 국회 환경노동위의 집중도가 떨어졌던 전례가 예산결산특별위·기획재정위에서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 때문이다.
홍남기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일정 등을 고려하면 국회의 예산 심사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역대 정부 중 예산심사 직전 기획재정부 장관을 교체한 전례가 없고, 예산 심사와 기재부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동시에 진행한 적도 없어 야당은 이번 기재부 장관 교체를 국회 예결위 무력화를 위한 '기획 인사'로 보고 있다.
기재부 장관 교체가 정부·여당, 야당 어느쪽에 불리하게 작용할지는 미지수다.
김 부총리가 교체 직전 기자들과 만나 "남은 기간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공직자의 도리"라고 했지만, 이미 교체가 확정된 김 부총리가 예산 심사 과정에서 주도권을 쥐고 여야와 예산 증·감액을 협상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기재부는 내년도 예산안 심사 준비와 함께 홍 내정자의 인사청문회 준비를 병행해야 해 예산 심사에 대한 업무에도 한계가 있다.
야당의 불안감은 더 크다. 김 부총리가 책임을 지겠다 했지만, 경제부총리 교체로 사실상 예산 증·감액의 교섭 창구를 잃어버렸다. 특히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야당은 정부의 일자리 예산과 증액된 복지 예산, 감액된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을 계획이었지만, 교체될 예정인 김 부총리에게 펼치는 공세에 힘을 싣기는 어려워졌다.
하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예산 심사 일정을 보이콧해도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12월 1일 본회의에 정부안이 자동으로 부의된다.
홍 내정자의 인사청문회에 화력을 집중해 낙마까지 몰아간다 해도 그때는 내년도 예산안이 막바지 심사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10일 "여야정 협의체 회의를 한 지 1주일도 되지 않아 이런 인사를 한 것은 (국회와의 협치 필요성 등에 대한) 대통령의 진정성이 없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했고,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11일 페이스북에 "대통령이 남의 말 안 듣기로 유명하단 말이 근거 없기를 바랐는데 이번 인사를 보면 대통령의 고집이 대단한 것 같다"고 썼다.
반면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0일 "(홍 내정자와 김수현 정책실장은) 활동 경력, 전문성 등을 고려할 때 정확한 적임자다. 지금이 교체의 적기"라고 말했다.
이호승기자 yos54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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