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카카오페이 "사업 못한다"
"내달 시범사업 잘 될까" 우려
"내달 시범사업 잘 될까" 우려
(서울=연합뉴스) 지난 27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카카오페이가 메인스폰서로 참여한 패션·뷰티 축제 '슈퍼!마켓페스트 2018'에서 한 방문객이 카카오페이로 상품을 구매하고 있다. 2018.10.28 [카카오페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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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시중은행은 계좌이체에서 나오는 수수료 수익을 포기하면서 결제플랫폼 구축·운영 비용 수십억원까지 떠안아야 하는데도 정부 사업에 '울며 겨자 먹기'로 참여하는 상황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제로페이 사업에는 국민·우리·신한·하나은행 등 18개 금융회사와 네이버, 엔에이치엔페이코, 한국스마트카드, 신세계아이앤씨 등 10개 간편결제 사업자가 참여한다. 제로페이는 소비자가 가맹점에서 물건을 살 때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가맹점 QR코드를 찍으면 소비자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바로 돈이 이체되는 결제 방식이다.
기존 신용카드 결제 과정에서 부과되는 카드사 수수료, 부가통신업자(VAN사) 수수료 등 중간 단계를 줄였다. 이런 계좌 간 거래에서 은행은 통상 50∼500원 수수료를 가져간다. 그러나 제로페이 참여 은행은 이 수수료를 아예 받지 않거나, 상당히 깎아주기로 했다.
가맹점 연매출액을 기준으로 8억원 이하는 수수료 0%, 8억∼12억원은 0.3%, 12억원 초과는 0.5%만 받는다. 서울시 66만 자영업자 모두가 제로페이 가맹점으로 가입한다면 은행권에서는 11개 시중은행이 매년 최대 760억원가량 수수료 수입을 포기해야 한다는 추산도 나온다.
특히 제로페이를 단일 시스템에서 가능하게 하는 통합 제휴페이플랫폼을 구축하는 데도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간다. 역시 은행이 부담해야 할 몫이다. 통합 제휴페이플랫폼은 금융결제원이 주축이 돼 만들고 있는데, 금융결제원은 은행 분담금으로 운영된다.
금융결제원은 플랫폼 초기 설치 비용으로 39억원, 다음 해부터 운영비용으로 매년 35억원씩 들 것으로 추산해 각 은행에 전달했다.
대형 결제업체인 비씨카드와 카카오페이가 최근 제로페이 사업 불참을 결정하면서 회의적인 시각은 더 커졌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계좌 기반 방식에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없어 시범사업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는 "시범 사업에만 불참할 뿐 향후 제로페이 사업에 참여할 의사는 있다"면서 "현재 카카오페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약 15만개 결제 가맹점과 2500만 사용자들에게 불편을 끼치지 않고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에 집중해 다각도로 검토했다"고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제로페이를 쓰도록 하는 유인책은 미미하다. 현재까지 제시된 제로페이 사용 혜택은 소득공제율 40% 적용, 공공시설 결제 때 할인 등이다. 소득공제율(40%)은 신용카드(15%)보다 높지만, 실질적인 환급 혜택은 크지 않다.
주현지기자 j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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