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통화정책 고민하는 韓銀, 지혜 기대한다

[사설] 통화정책 고민하는 韓銀, 지혜 기대한다
    입력: 2018-11-08 18:02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완화적 통화정책을 언급했다. 이달 말 열리는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에서 금리인상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한은이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낸 것은 뜻밖이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금리를 동결하면서 이 달 금통위에서는 인상이 기정사실화된 분위기였다. 한미 금리 역전차로 외국인 자본이 지속적으로 유출되는 등 국내 자본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더는 방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외국인 자본 유출은 지난 9월에만 주식투자금에서 14억 달러가 유출됐다. 한미 금리 역전차가 더 확대되면 채권 투자금에서도 33조원(300억 달러)이 유출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은의 이번 보고서는 자본시장 보다는 경기 둔화에 대한 통화정책의 역할에 방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한은의 입장은 보고서에서 그동안 유지해왔던 '견실한 성장세'라는 문구를 삭제한 데서도 확인된다. 한은은 최근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7%로 하향했는데, 이는 잠재성장률 수준인 2.8~2.9%를 밑돈다. 그만큼 우리 경제가 주어진 여건에서 달성할 수 있는 성장 최대치도 어렵다는 의미로 경제심리와 기업가정신이 위축돼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한은이 금리를 올리자니 경기 후퇴가 우려되고 유지 또는 내리자니 자본 유출과 외환시장 불안이 걱정되는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게다가 국책연구기관인 KDI 등 정부 일각의 통화정책의 역할을 주장하는 쪽에서 지속적으로 금리인상에 부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는 것도 한은의 고민거리다. 통화정책은 중앙은행의 독립적 권한이고 역할이지만, 내수경기 둔화와 고용부진 등 거시경제가 하방으로 선회했다는 신호가 나오고 있는 마당에 그를 외면만 할 순 없기 때문이다. 다행히 물가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상황도 한은의 고민을 깊게 만든다. 한은의 지혜가 발휘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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