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은 경제·안보·문화·예술… 다원적 공익 기능 갖춰" [김성훈 前 농림부장관에게 고견을 듣는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811/2018110902100569660001[1].jpg "\"농업은 경제·안보·문화·예술… 다원적 공익 기능 갖춰\" [김성훈 前 농림부장관에게 고견을 듣는다]")
박동욱 기자 fufus@
[]에게 고견을 듣는다
김성훈 前 농림부장관
김성훈 전 장관의 '3農 철학'은 '농업의 다원적 공익 기능'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 개념을 알게 되면 농업이 단순히 '농사'에 그치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김 전 장관은 식량을 생산하는 업으로만 농업을 보는 것은 농업의 다면적 가치의 백분의 일 밖에 보지 못하는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는 "농업을 이윤을 창출하는 하나의 산업으로만 보고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니 퇴출돼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천민자본주의의적 태도"라며 "이런 인식이 우리나라 정치 사회 언론 학계에 자리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전 장관은 농업의 다원적 공익 기능이란 농업이 단순히 식량을 생산하는 역할 뿐 아니라 다양한 가치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한다. 우선 생존에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조건인 식량을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국가 기본산업으로서 국가 안보적 가치를 지닌다. 또 △아름답고 살기 좋은 자연경관을 보존 및 제공하고 △환경생태계를 유지하며 △국민에게 휴양 공간을 제공하고 △값비싼 공업 원료 작물을 생산할 뿐 아니라 △대체 에너지를 해결하는데 기여하고 △민족적 문화 전통을 계승하는 터전으로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농업의 이런 다원적 가치와 기능은 1993년 다자간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이 타결될 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나서서 '농업의 다원적 공익 기능'을 공식 선언하면서 새삼 확인됐다. 당시 우루과이라운드는 농업의 고유 성격에 기초해 농산물을 '비교역적 관심사항'(NTC: Non-Trade Concerns)으로 공인하고 예외를 인정했다. 우리나라는 일본 노르웨이 등 6개국과 NTC그룹을 꾸려 WTO 발족 후인 2000년까지 공동대응을 했다.
김 전 장관은 "해가 갈수록 산림을 포함한 농림업의 다원적 공익 기능은 높게 평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교역상품으로서 농산물 값보다 국민경제에 기여하는 비교역적 관심사항 평가액(NTC)이 3~7배에 이른다는 것이다. 산림에 한정해 보아도 목재 등의 생산액 대비 산림의 NTC는 13배나 높은 가치를 갖는다.
벼농사만을 예를 들어 다원적 공익 기능을 따져 봐도 그 가치가 막대함을 알 수 있다. 김 장관은 "교역 상품으로서 쌀을 10조원으로 계측했다면 비교역적 관심사항의 가치 중 홍수방지 효과와 수질정화 및 지하수 공급 효과, 산사태 방지와 이산화탄소 흡수 및 산소배출 효과만을 따져도 그 3배에서 7배에 달한다"고 설명한다. 게다가 계량화하기 힘든 문화 및 전통의 보전, 농촌지역사회 발전과 지연경관, 먹거리 보장 및 안보적 가치 등을 합치면 벼농사 하나만도 해도 우리가 평소 몰랐던 기능과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가을의 황금들녘을 마주하면 김 장관의 설명이 쉽게 이해된다. 가을에 황금들녘이 없다고 상상해보라. 농부의 땀이 배인 들녘을 보며 도시인들은 마음을 순화하고 아름다움을 체감하게 된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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