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준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포럼] 택시와 우버 共存하는 `우버형 요금제`](http://contents.dt.co.kr/images/201811/2018110702102269640001[1].jpg "[포럼] 택시와 우버 共存하는 `우버형 요금제`")
4차산업혁명의 시동을 거는 골든타임이 끝나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앞선다. 교통서비스산업 부문에서 그 예를 찾아본다. 우버로 대표되는 차량공유 서비스산업이 우리나라에서는 허용되지 않으면서 그와 유사한 서비스산업화에 많은 장애물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카카오 카풀 서비스 출시에 따른 택시업계의 반발이 관심의 대상이다. 전 세계에서 급속도로 확산된 우버 서비스는 모바일기술의 저변화로 가능하게 된 대표적인 4차산업혁명의 서비스 신산업이다. 서비스 제공자와 이용자의 구분이 없이 필요에 따라 수요공급이 맞춰지고 요금도 탄력적으로 결정된다. 기존 택시서비스와는 사업의 성격이 많이 다르다. 이용자들은 아무 때나 아무 곳에서나 전용차량과 운전기사를 고용한 사장님처럼 차량을 이용할 수 있다. 비용도 택시보다 저렴하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기존 택시업계 등 관련 이해당사자들의 갈등문제로 변형된 형태로 카카오택시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일반차량이 아닌 택시를 이용하고 요금은 기존 택시요금 기준으로 책정된다. 서비스가 어느 정도 정착되었다는 평가가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이용자들이 원하는 우버수준의 혁신적 서비스는 아니다. 카카오 카풀의 등장은 바로 이런 이용자들의 요구를 우버 수준으로 반영하기 위해 탄생한 것이 아닐까 싶다. 기존 택시서비스산업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임이 자명하다. 그러면 이 상황에 어떻게 하면 택시산업도 살리고 새로운 우버형 서비스도 상생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다.
그 한 가지 대안으로 택시요금제를 우버형 요금제로 전환하는 방법을 제시해 본다. 택시가 일반차량의 우버형 서비스와 같은 조건으로 경쟁할 수 있도록 택시기사와 차량을 실명으로 등록하고 위치기반을 적용하면서 기본요금에 거리시간병산요금이 더해지는 기존 택시요금제도를 혁신적으로 바꿔보는 역발상적인 제안이다. 물론 초기에는 택시수입이 상당히 줄어들 수도 있어 택시업계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일정기간 서비스가 안정화되면 수입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가정이 가능하다. 이용자들의 수요가 오히려 늘어 공차운행이나 대기시간이 줄고 서비스 빈도수가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에 대해서는 심층적인 사업분석이 선행되어야 하고 서비스 품질을 향상시켜야 하는 택시업계의 자구노력도 필요한건 사실이다. 지난 수십년간 제공되어온 공급자 중심의 교통서비스가 이제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술을 통해 수요자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변화의 요구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버스 서비스는 어떤가? 대중교통체계와 운임개편으로 우리나라의 버스 서비스는 세계의 성공적인 모델로 자리잡아 왔다. 또한 현재 서울시를 비롯한 많은 지자체가 시행중인 버스준공영제는 나름대로 잘 정착됐지만 개선할 점도 적잖다. 운영비를 지자체가 부담하면서 버스업체들 간 노선경쟁이 없어져 안정적인 서비스가 제공되고 그 대가로 버스업계는 일정 수입을 보장 받는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해당 지차체나 버스업계 등 공급자 측면의 논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차산업혁명이 가속화되는 이 시점에 과연 향후에도 이 논리가 지속가능할 것인지는 이용자 측면에서 따져볼 일이다. 실질적인 수송 수요와는 별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공급되는 노선과 시간에 맞춰 움직여야 하는 것은 이용자다. 몸이 불편해도 해당 노선버스를 타기 위해 몇블럭을 뛰어야 하는 것도 이용자다. 출퇴근시에 극도로 혼잡한 입석승차에 시달리는 것도 모두 시민몫이다. 그렇다면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수요가 급하게 몰리는 노선에는 버스를 긴급하게 추가공급할 수 있어야 하고,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은 노선버스를 공유해 수요를 분산해줄 수도 있어야 한다. 때로는 비혼잡 시간에 몸이 불편한 한 시민을 태우기 위해 노선버스가 몇블럭을 우회할 수도 있어야 한다. 지금 ICT 기술로 모든 것이 가능한데 버스노선공유를 못할 이유가 없다. 노선번호표지는 LED로 바꾸면 된다. 다가올 모빌리티 혁명에 택시의 우버요금제나 버스노선공유제는 단지 하나의 제안에 불과할 것이다. 관련 이해당사자들이 머리를 맞대면 더 좋은 방안이 만들어질 것이다. 더 이상 혁명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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