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론 `초당적 협력` 약속했지만… 속으론 `동상이몽`

여야정 협의체 시작부터 '삐걱'
사안별 입장 제각각 합의 못해
아동수당 확대 대상 이견차 커
추후 국회서 논의키로 공 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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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론 `초당적 협력` 약속했지만… 속으론 `동상이몽`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5당 원내대표들과 함께한 여·야·정 상설협의체 첫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문 대통령,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연합뉴스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가 5일 첫 만남에서 한목소리로 초당적 협력을 약속했지만 '동상이몽'에 그쳤다. 사안별로 여야 5당의 입장이 제각각이어서 실질적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공은 다시 국회로 넘어갔다.

가장 이견이 두드러진 부분은 아동수당 확대다.

여야정협의체는 이날 심각한 저출산 문제를 초당적으로 해결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아동수당 수혜대상을 늘리기로 합의했다. 현행 아동수당법은 만 6세 미만 자녀를 둔 가정 가운데 소득 하위 90%를 대상으로 월 10만원씩 지급하도록 돼 있다. 정부는 아동수당법을 개정해 내년부터 부모 소득과 관계없이 만 6세 미만 자녀가 있는 모든 가정에 아동수당을 지급할 예정이다.

하지만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수혜대상을 초등학교 6학년까지 늘리고, 금액도 3년 안에 월 30만원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반대하고 나섰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여야정협의체 이후 국회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아동수당 수혜대상을 초등학생까지 확대하면 대략 계산해도 12조원 정도가 필요하다. 너무나 큰 재정 소요여서 이 문제를 간단하게 결정할 수는 없다"며 "수혜대상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하기로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김 원내대표 역시 국회 브리핑에서 "아동수당의 수혜대상 확대와 관련해 한국당은 초등학교 6학년까지, 민주당이나 청와대 입장은 만 5세까지 돼 있는 것을 만 9세 미만까지로 늘리자는 것"이라며 "각 당의 입장이 있으니 수혜대상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법을 신속히 개정하기로 했다. 예산 심의와 국회 차원에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별 의견 차이를 확인하긴 했지만 추후 국회 논의에서 좁혀가기로 하고 일단 봉합한 셈이다.

에너지 정책에 대해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수정과 신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하는 에너지 정책 재조정을 요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을 바꿀 순 없다"고 김 원내대표를 설득해 일단락 짓기는 했으나 완전히 해결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여야정협의체가 합의문에 '정부의 에너지 정책을 기초로 원전기술력과 원전산업의 국제경쟁력을 유지·발전시키는 정책을 적극 추진한다'고 명시했으나 여야의 해석은 아전인수였다. 민주당은 이날 합의가 문재인 정부의 친환경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정책을 전제로 했다는 것에 무게를 뒀다. 다만 원전을 앞으로 70년간 유지해야 하고 원전 수출도 해야 하니 인적자원과 기술력, 산업경쟁력을 유지하는데 노력해야 한다는 정도로 받아들였다.

반면 한국당은 원전 유지에 힘을 실었다. 김 원내대표는 "기존 에너지 정책을 기초로 해야 한다는 대통령의 간곡한 입장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원전 기술력과 국제경쟁력을 유지·발전시키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나가기로 했다. 대통령 임기 중에 원전 2기 건설을 마무리하고, 2기를 (추가)착공하는 부분도 확고한 의지를 부여했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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