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구 초당대학교 총장
![[박종구 칼럼] 韓日 고용이 희비쌍곡선인 이유](http://contents.dt.co.kr/images/201810/2018103002102269640001[1].jpg "[박종구 칼럼] 韓日 고용이 희비쌍곡선인 이유")
희비 쌍곡선이라는 말이 있다. 한국과 일본의 고용 상황이 단적인 예다. 일본의 8월 실업률은 2.4%로 완전 고용 수준이다. 수출 호조로 제조업 고용이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1인당 가능한 일자리 숫자를 나타내는 유효구인배율도 1.63명으로 2차 오일쇼크 직후인 74년 1월 이후 최고치다. 우리나라의 9월 실업률은 3.6%로 4.5만명 고용 증가에 그쳤다. 제조업에서 4.5만명 도소매·음식숙박업에서 31.6만명이 감소했다. 청년실업률은 8.8%로 2005년 9월 이후 9월 기준으로 최고치다.
일본의 고용 호황 뒤에는 아베노믹스가 있다. 2012년 12월 출범한 아베 정권은 통화공급 확대, 재정지출 증대 및 구조개혁의 세가지 화살을 쏘아 올렸다. 성장과 구조개혁에 바탕을 둔 친성장 정책이다. 기업의 활력을 되살리기 위한 친기업, 친투자 정책에 역점을 두었다. 지난 6년간 일관된 정책 추진이 주효했다. 시장의 신뢰를 회복했고 기업 활동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했다. 실업률이 취임 직전 4.1%에서 2.4%로 크게 떨어졌다. 닛케이 주가지수도 2012년 12월말 10,230선에서 최근 22,600선으로 상승했다. 취업자 수도 아베 집권기간 250만명 이상 늘었다. '일자리 넘치는 일본'이 아베의 집권 자민당 총재 3연임을 견인했다.
지난 2분기 기업 설비투자 덕에 3% 성장률을 달성했다. 연율 3% 이상 성장률은 2016년 1분기 3.3% 이후 처음이다. 기업 설비투자가 전년 동기 대비 12.8% 증가했다. 운송, 전기?화학 부문의 성장세가 뚜렷하다. 한국보다 경제규모가 12배가 큰 미국의 2분기 성장률도 4.2%로 한국을 압도했다. 내년 대졸예정자는 사실상 완전 고용 상태다. 88%가 여름방학 이전에 취업이 내정돼 있다. 심각한 구인난에 대처하기 위해 많은 대기업들이 상시 채용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한정사원제, 재택근무제 같은 유연한 고용제도로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극복하고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중간 단계인 한정사원제 도입을 통해 고용유연화를 촉진하고 있다. 도요타 자동차는 전면적인 재택근무제를 도입해 제조업 일자리 부족 문제에 대처하고 있다.
도요타, 소니, 히타치, 파나소닉 등 주력 제조업체의 부활이 고용 호황을 견인하고 있다. 도요타는 상반기 500만대를 판매해 글로벌 자동차 3위에 올랐다. 1분기 순익은 사상 최고치다. 기술의 소니 역시 경쟁력을 회복해 2017 회계연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이미지센서와 게임이 성장의 추동력이다. 히타치 역시 경쟁력 떨어지는 PC, TV 등을 포기하고 산업설비, 차세대 전력망 같은 산업인프라 기업으로 변신해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자동차와 전자를 중심으로 '주식회사 일본'의 부활이 이루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우리나라는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의 부작용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2년간 최저임금 29% 인상으로 커피숍, 식당, 편의점 등 자영업자가 직격탄을 맞았다. 우리나라의 자영업자는 570만명에 달해 취업자 중 자영업자 비율이 25.1%로 대단히 높다. 미국 6.3% 일본 10.4% 독일 10.2% 프랑스 11.6%와 크게 대조된다. 혁신성장과 규제완화로 고용의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리처드 쿠퍼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는 저숙련 노동수요 감소가 불가피하므로 재생에너지 등 신산업에서 일자리 창출에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중국에서 실시되고 있는 원격의료 허용 문제조차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결국 기업"이라고 강조한 문재인 대통령 말처럼 투자하기 좋은 친기업 환경을 만드는 것이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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