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남 숙명여대 정책산업대학원 교수
![[포럼] 무섭게 치고 올라서는 중국 AI산업](http://contents.dt.co.kr/images/201810/2018102902102269640001[1].jpg "[포럼] 무섭게 치고 올라서는 중국 AI산업")
어디를 가나 인공지능(AI)이 화두가 되는 경우가 많고, 관심도 높다. 그렇다면 중국 AI 기술과 산업 수준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의 AI 기술과 AI산업이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지만, 정부와 공공기관의 관계자 및 다수의 비전문가들은 중국의 AI 기술과 AI산업의 수준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과소평가하고 있다.
최근 국감자료로 국회에 제출된 자료를 보면, 한국의 4차 산업혁명 관련 특허 출원 건수는 1만5651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5년부터 2017년까지 13년간 출원된 특허 중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인 AI,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3D 프린팅, 지능형 로봇 등 5분야 관련 특허 건수를 누계한 것이다. 이는 중국 미국에 이어 3위 기록이다. 하지만, 중국은 3만2820건으로 가장 많은 특허를 출원했다. 미국이 2만3758건으로 뒤를 이을 정도다. 중국은 우리의 2배 이상 4차 산업혁명 관련 특허를 출원한 것이다. 중국은 인공지능 분야에서만 미국에 이어 2위를 기록했고, 나머지 4개 분야에서 가장 많은 특허를 출원했다. 높은 기술 경쟁력을 의미한다.
우리의 4차 산업혁명 관련 특허가 중국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 미래 먹을거리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할 것으로 보고 정부도 나서서 지원하고 있지만, 국가간 펼쳐지는 기술 경쟁에서는 주도권을 뺏기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분야별로 한국과 비교하면 중국은 인공지능은 1.7배, 사물인터넷은 3배, 빅데이터는 5.9배, 3D 프린팅은 2.8배 많은 특허를 가지고 있었다. 반면 한국은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6219건의 특허를 출원해 8601건의 일본보다도 특허 수가 적었다. 4차 산업혁명 주요 분야와 관련된 중국과의 지식재산 전쟁에 대한 대비가 시급하며 정부가 4차 산업혁명 주요 분야에 대한 기술 개발 투자와 특허 지원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 미래산업의 주도권을 잡아야 할 것이다.
중국은 인공지능 분야에서 G2 국가로 부상하고 있으며, 중국 정부는 인공지능을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로 지정하고, 전략적인 목표와 장기적인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7년 7월, 2030년까지 인공지능의 이론·기술·응용 등 모든 방면에서 세계 선도국가가 되겠다는 목표를 내세운 '차세대 인공지능 발전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 의하면, 1단계로 2020년까지 인공지능 핵심산업 규모 1500억 위안, 연관 산업 규모 1조 위안 달성, 2단계로 2025년까지 인공지능 핵심산업 규모 4000억 위안, 연관 산업 규모 5조 위안 달성, 3단계로 2030년까지 인공지능 핵심산업 규모 1조 위안, 연관 산업 규모 10조 위안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중국은 '차세대 인공지능 계획'에서 '인공지능 인력양성 백년대계'를 제시하고, 초등학교 교과과정에 과학 수업 및 인공지능 커리큘럼을 도입하기로 했다. 대학의 인공지능 단과대학 설립, 인공지능 전문 석박사 과정 개설 및 확대, '인공지능 + X' 형식의 융·복합 전공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의 초중고와 대학들은 인공지능 교육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반해 한국은 최근 초중고에서 단순한 소프트웨어 교욱은 의무화하였으나, 대학에서의 인공지능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은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한국의 인공지능 기업 수는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으며, 수십 개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 중국의 인공지능 기업 수는 1000개가 넘으며, 주로 베이징(454개), 상하이(224개), 광동성(319개) 등에 집중되어 있다. 바이두(Baidu), 알리바바(Alibaba), 텐센트(Tencent) 등 BAT라고 하는 중국의 거대 IT기업들은 인공지능에 많은 투자를 하면서 중국 인공지능산업 발전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BAT는 각 기업별로 서로 다른 중점 영역에서 AI 기술 전략 및 포트폴리오를 구성중이다. 이같은 현상도 국내기업들이 눈여겨보고 벤치마킹해야 할 것이다.
중국의 인공지능 연구 분야는 논문 수, 인용횟수, 주요 기업의 연구개발(R&D) 등 다방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의 연도별 인공지능 관련 특허 신청 수를 살펴보면, 2006년 3251건에서 2016년 2만9203건으로 10년 사이에 약 9배나 증가했다.
손자병법에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라는 말이 있다. 한국이 4차 산업혁명을 제대로 실현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먼저 중국의 AI 기술과 AI산업을 정확하게 잘 파악하고, 정부와 기업은 그에 맞는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한다. 교육계도 AI 관련 교과목 개설과 AI 관련 전공 석박사과정 신설 등 전문인력 양성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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