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포럼] 일자리, 기업·노동·기술 3중 혁신서 찾자](http://contents.dt.co.kr/images/201810/2018102502102369640002[1].jpg "[포럼] 일자리, 기업·노동·기술 3중 혁신서 찾자")
첫째 기업투자를 통해 민간부문의 일자리가 늘어나도록 해야 한다. 기업은 투자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주체다. 그러나 그동안 정부는 대기업의 중소기업에 대한 낙수효과가 적다고 판단해 민간부문의 일자리보다는 공공부문의 일자리를 늘리는 데에 주력해 왔다. 하지만 재정으로 늘리는 공공부문에서의 일자리는 한계가 있다. 비록 낙수효과가 작고 생산공정 자동화와 유통구조의 온라인화로 고용이 과거보다는 작게 늘어나지만 성장률이 높아지는 경우 민간부문의 고용은 늘어나게 된다. 이는 성장률이 높아지면서 고용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미국과 일본의 사례를 봐도 잘 알 수 있다.
최근 전망기관들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있는 배경은 민간부문의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부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책당국은 기업의 설비투자를 늘리고 필요한 사회간접자본(SOC)에 대한 재정지출을 늘려서 성장률을 높일 필요가 있다. SOC 투자에 의한 건설경기는 다른 산업과 연관효과가 크고 서민들의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특성도 가지고 있다. 또한 신산업정책으로 4차 산업의 전문인력 양성에 대한 정부지원을 늘려서 민간부문에서 기업투자가 늘어나 일자리가 창출되도록 해야 한다.
둘째 노동시장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 현 노동구조는 구조조정으로 남아있게 된 대기업 정규직만 노동조합의 보호를 받으면서 높은 임금을 받는 구조다. 나머지 해고된 노동자와 비정규직은 고용을 보장받지 못하면서 낮은 임금에 노출되어 있다. 이러한 잘못된 노동구조로 인해 일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고용의 유연성을 높여 기업이 고용을 지금보다 더 늘리도록 해야 한다. 노동구조가 개선되어 생산성에 맞는 임금으로 산업경쟁력이 높아질 때 고용이 늘어나고 다시 임금이 높아지는 선순환 경제구조가 될 수 있다.
셋째 과학 기술력을 높이는 데에 주력해야 한다. 중국의 추격으로 조선, 철강, 석유화학, 자동차 및 전자와 같은 우리의 주력산업은 앞으로 대부분 중국으로 이전될 것이 예상되며 이를 대체할 신산업이 육성되지 못할 경우 제조업의 공동화로 우리 일자리는 더욱 줄어들 것이 우려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금 중국과 경쟁해서 산업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기술력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이다.
과학기술력 제고는 중소기업의 고용도 늘일 수 있다. 우리 일자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 취업을 청년들이 꺼리는 배경은 대기업보다 낮은 임금에도 그 원인이 있지만 직장의 안정성이 떨어지는 것도 중요한 요인이다. 직장의 안정성은 중소기업의 기술력과 깊은 연관이 있다. 일본의 경우 중소기업의 기술력이 높기 때문에 청년들의 선호도가 높다. 또한 지금과 같은 재정지원으로 중소기업 임금을 보전해 주는 정책은 지속적으로 시행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도 정책당국은 중소기업의 기술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해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한국은행의 금리인상과 미·중간의 무역분쟁으로 내년 일자리 전망은 밝지 않다. 그러나 정책당국이 적극적이고 올바른 대책을 수립할 때 우리경제는 지금의 저성장의 함정에서 벗어나 활력을 되찾을 수 있고 일자리도 늘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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