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현장] 비리와 차별이 뿌리내린 사회

김동욱 산업부 증권부동산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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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현장] 비리와 차별이 뿌리내린 사회
김동욱 산업부 증권부동산팀장


기자의 한 지인은 지난해 주택대출이 강화되기 직전에 30년 만기의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다. 최근 금리상승 등을 고려해 다음 달 만기가 돌아오는 저축을 털어 일부 대출금을 상환하고, 고정금리 대출 상품으로 갈아탔으면 하는데 중도상환수수료가 생각보다 높다는 하소연이었다. 그는 "대출금을 갚겠다는 데 왜 이렇게 높은 수수료를 물리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천신만고 끝에 서울 변두리에 아파트 한 채 마련했더니 이제 꼬박꼬박 재산세도 물어야 한다. 맞벌이지만 들어오는 수입의 대부분은 은행에 빛을 갚고 세금 내는데 들어간다. 저축은 좋은 시절 이야기고 돌이 갖 지난 아이를 데리고 일년에 한 두 번 여행가기도 힘들다.

한국사회는 미래가 불안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22일 2003년부터 2016년까지 가계동향 자료를 분석했더니 소득 증가와 비교해 소비 비중이 점점 낮아진다고 밝혔다. 한경연에 따르면 2003∼2016년 가구의 평균 소득은 263만원에서 440만원으로 67.2% 증가했다.

이 가운데 공과금 등 비소비지출을 제외한 처분가능소득은 평균 218만원에서 359만원으로 64.3% 늘었으나 소비지출은 170만원에서 255만원으로 50.0%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한다. 국민들은 우리 사회의 미래가 불분명하고 어떻게 바뀔지 모르니 지갑부터 닫는 것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생활이 좋아지지 않고 미래가 보이지 않는 것은 우리 사회의 기득권들이 진입 장벽을 굳게 유지하는 것도 한 몫 한다.

서울시 산하 교통공사의 직원들이 친인척과 노조에게 일자리를 세습한 것이 그 예이다. 취업준비생들은 아무리 열심히 취업 준비를 해도 노조가 기득권을 둘러친 공기업 등 이른바 질 좋은 일자리에는 원천적으로 진입이 차단된 상태다. 최근에 택시들의 파업도 자신들만의 기득권에 철조망을 둘러치고 시대 변화를 거부하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 정도면 조선의 세도정치와 고려의 음서제도를 넘어 호족시대로 회귀한 느낌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휘두르는 부동산 정책도 시장의 비효율을 시장에 맡겨 자연스럽게 해결하려는 것을 방해하는 나쁜 규제일 뿐이다.

대한민국은 사상 유래없는 압축성장으로 일자리의 분포 (경제권)이 농촌에서 도시로 급속하게 변화해온 나라다. 거기에 생활양식과 가구분화의 속도도 엄청나게 빨리 변하고 있다. 일자리와 주거지역과의 거리변동이 극심해진것은 필연적이다. 올해 미국 경제가 3% 정도 성장하는데 부동산은 6% 이상 상승했다. 주택이라는 상품의 공급은 공산품처럼 수요가 있는 곳에 바로 공급되는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강남구처럼 일자리가 많은 곳에는 빈땅도 없고 땅값도 비싸다. 상업용 가치가 크면 주택용으로 활용되지 못한다. 경기 확장시에 주택가격이 일반 상품보다 가격이 더 높게 증가하는 이유이다. 왜 강남3구의 주택가격이 더 급하게 상승할까. 거기에 공급이 지극히 제약된 것도 한 원인이다. 재개발 등으로 수요를 더 받아들여야 하는데도 서울시나 정부에서 꽉 틀어쥐고 놓아주질 않는다.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는 "직장과 집이 가까운 소위 직주근접(職住近接)이 부동산을 고르는 주요 잣대가 된 시대인데, 녹지대(그린벨트, 농지포함)를 더 과감하게 활용하든지 도심의 층수를 올리는 일이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홍콩 사람들이라고 좋아서 50~60층 아파트에 사는 것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앞으로도 정부가 국민들의 삶을 도와 줄리는 만무해보인다. 문재인 정부의 공무원 늘리기는 미래에 더 많은 규제로 국민들을 옥죌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고 호언장담을 하는데 그 배경을 찬찬히 살펴보면 부동산과 토건사업을 '만악의 근원'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최근 김현미 국토부 장관을 비롯해 정부 여당이 쏟아내는 정책을 살펴보면 징벌적 세금 부과, 한은을 들쑤시며 금리 인상, 금융위 등 금융당국을 동원해 대출 총량 규제, 여당은 담합 주도자 형사 처벌 등 무슨 수를 써서라도 서울 아파트값을 꼭 떨어뜨리겠다고 칼을 들고 덤비는 모습이다.

이전 정부에서는 빚내서 내집 마련 하는것을 장려했는데도 말이다. 4~5년 사이에 정책이 뒤집히는 것은 정치인들이 정체성과 근본이 없기 때문인데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이다.

김동욱 산업부 증권부동산팀장 e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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