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섭 칼럼] 4차산업혁명위 1년, 실패한 행정 실험

최경섭 ICT과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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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섭 칼럼] 4차산업혁명위 1년, 실패한 행정 실험
최경섭 ICT과학부장
"4차산업혁명위원회 출범이 혁신성장의 청사진을 만들어내고 우리 경제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지난해 10월 문재인 대통령은 4차산업혁명위원회 출범식에서 민간 주도 위원회가 혁신성장의 핵심 축이 될 것으로 선언했다. 과거 기획재정부, 정보통신부 등 정부 주도형 성장이론에서 탈피해 민간 중심의 위원회 조직에서 융합형 신산업과 규제해소에 방점을 두겠다는 게 문재인 정부의 구상이었다. 세계 주요 국가, 기업들이 빠르게 질주하는 4차 산업혁명시대 기차에 올라타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과 시장 중심의 혁신을 이끌어 내겠다는 것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이를 위해, 4차산업혁명위에 힘과 권한도 부여했다. 4차산업혁명위에 미래 국가전략은 물론 각 부처별 실행계획, 규제혁신 과제를 심의 조율하는 권한이 주어졌다. 부총리급의 위원장에 과기정통부 장관, 산업통상부 장관 등 6명의 장관급 인사에 업계, 학계를 대표하는 20명의 민간 전문가들이 더해졌다. 여기에 대통령 직속으로 둠으로써 문 대통령이 직접 4차산업혁명위에 힘까지 실어줬다.

시장에서도 민간 중심의 4차산업혁명위가 미래 신산업 발굴, 규제혁신을 위한 구심체가 돼 줄 것으로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특히 민간 기업과 시장의 요구를 반영해 각 부처별로, 산업별로 이중삼중으로 쳐져 있는 높은 규제장벽을 해소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아왔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4차산업혁명위는 기업이나 시장의 이같은 기대치에 전혀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과거 박근혜 정부 시절, 실패한 창조경제위원회나 민간 자문기구와 뭐가 다르냐는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4차산업혁명위가 민간 전문가들의 단순 협의체에 그칠 것이란 기우가 그대로 들어맞은 형국이다.

당장, 미래 먹거리 산업 발굴을 위한 정책의 헤게모니는 사실상 기획재정부로 이관됐다. 부처간, 당사자간 규제혁신을 위한 조정자 역할도 정부부처 및 정치권의 높은 입법 장벽과 기득권 세력의 반발로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위가 출범할 당시부터 이 같은 결과는 어느 정도 예견돼 왔다. 정부는 4차산업혁명위에 주요 부처 장관들을 포진시키면서 시장의 요구를 정책에 즉각적으로 반영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정부부처의 관심은 거의 바닥 수준이다. 변재일 국회의원이 최근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4차산업혁명위 소속 장관의 위원회 출석율은 27.5%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무부처인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을 비롯해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 주요 경제 관련 부처 장관이 특위에 포함돼 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거의 참석하지 않았다.

특히 일부 부처의 실국장들은 아예 한번도 얼굴을 내밀지 않았다. 정부부처에서 이처럼 무관심한 상황에서, 시장이나 기업의 요구가 산업정책에 제대로 반영될 리 없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신산업 정책의 컨트롤타워도 기재부로 넘어갔다. 일자리, 경제성장 등에서 속도가 나지 않자 기재부는 범 부처 연합인 '혁신성장본부'를 구성하고 신산업 챙기기에 나섰다. 기획 예산권을 쥔 기재부가 범 정부 차원의 컨트롤타워로 부상하면서 4차산업혁명위는 공중에 붕 뜬 처지가 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 주목을 받았던 4차산업혁명위는 출범 1년을 맞아 큰 시험대를 맞고 있다.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이 과연 어떤 해법을 찾아 나설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경섭 ICT과학부장 ks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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