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빈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
![[포럼] 전원책의 보수개혁, 주목한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810/2018102302102369640001[1].jpg "[포럼] 전원책의 보수개혁, 주목한다")
그가 조강특위에 합류하면서 김병준 비대위원장에게 '조강특위 외부인사 구성권, 운영 전권, 통합전당대회 개최'를 요구해 전권을 위임받았다. 이러한 요구는 그가 꿈꾸는 새로운 보수정당의 모습을 시사해주는데, 인적쇄신을 통한 보수의 개혁과 전당대회를 통한 범보수의 대통합이다. 여기서 가장 큰 관심을 끄는 것은 인적쇄신을 어떻게 할 것인가이다. 전당대회를 통한 당 지도부의 교체에 앞서 더욱 시급하고 민감한 인적쇄신은 253개 지역구의 당협위원장의 교체다. 2016년 4월 총선을 앞둔 새누리당의 공천 파동과 국정농단으로 인한 촛불시위 이후 보수정당의 분열과 궤멸은 더욱 악화되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유일한 해결책은 인적쇄신이라는 점에는 그간의 여론을 볼 때 이견이 없다고 본다.
전 위원 주도의 인적쇄신의 전제 조건은 자신은 차기 총선까지 절대 선출직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것이다. '보수의 단일대오' 재건에 자신을 희생하겠다는 강한 각오와 그간의 행보로 미뤄볼 때, 현실정치에 대한 개인적인 욕심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인적쇄신이 성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공정성'의 보장이다. 게임의 룰이 공정하지 않고 특정 인물·집단에게 유리하게 만들어진다면 결과의 정당성이 무너져 불복사태가 벌어질 것이다. 전 위원이 밝힌 국회의원의 첫 번째 자격 요건은 병역과 납세의무의 이행이다. 아주 단순해 보이는 원칙이지만 실제 적용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합리적이고 납득할만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대한 예외 적용이 공정성과 양립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정치신인을 배려하는 공천을 확대하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전략공천을 할 것인지, 만일 한다면 어떤 기준으로 어느 지역에 배치할 것인지의 문제에서 공정성 논란을 피해가기는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과거의 공천을 보면 외부의 인재영입을 통한 전략공천이 당의 생존을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지만 늘 계파 갈등을 초래하는 빌미가 되었다.
인적쇄신의 가장 큰 걸림돌은 현역의원에 대한 평가다. 이미 수년 동안 다져온 지역구를 내주는 것은 정치생명이 끝나는 것이기에 현역의원의 권한을 총동원해 반발할 것이 뻔하다. 전 위원의 생각처럼 '구시대의 인물, 선거결과에 책임 있는 인물'이 알아서 빠져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정치권력은 아무리 조그만 것이라도 한번 형성되면 눈덩이처럼 불어나 주변에 공생하는 세력이 둘러싸고 놔주지 않기 때문이다. 선거를 앞두고 의정활동평가와 지역구민여론조사를 활용하지만 현역의원들과 지지자들은 반대급부가 없는 한, 당기여도와 지명도를 앞세워 평가결과를 수용하지 않는다.
사실 자유한국당 인적쇄신의 가장 어두운 면은 새로운 인재영입에 있다. 새롭게 채워질 참신한 정치신인의 풀이 부족하거나 자질이 미흡하다면 기성정치인을 물갈이해봐야 인적쇄신은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다. 아직도 '공천 옥쇄 파동'과 '국정농단 적폐세력'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유능한 인재가 대거 영입될 것이라는 기대는 어쩌면 환상일지 모른다. 인재영입을 통한 인적쇄신은 국정농단과 대통령 탄핵에 대한 진정한 반성과 성찰이 선행될 때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보수대통합은 정당간의 통합이나 명망가의 영입을 통한 몸집불리기가 아닌 보수의 가치를 믿는 일반 유권자와 당원의 자발적인 외연 확장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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