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조작국 판정기준 변경 시사
관찰대상국서 등급 높일수도
관찰대상국서 등급 높일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다음 달 29일 아르헨티나에서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중국에 대한 미국의 전방위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동 순방을 나선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예루살렘에서 기자들과 만나 환율조작국 판정 기준을 변경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위안화 약세에 대해 꾸준히 불만을 제기해오며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공언해왔다. 그러나 미 재무부는 지난 17일 발표한 반기 환율 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이 아닌 '관찰대상국'으로 유지했다. 대신 재무부는 위안화 평가절하를 강한 어조로 우려하며 내년 상반기 보고서를 낼 때까지 "신중하게(carefully) 관찰하고 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므누신 장관의 이번 발언이 판정 기준을 변경해서라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재무부는 1988년 종합무역법과 2015년 교역촉진법에 따라 교역대상국의 환율조작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므누신 장관이 고려 중인 방안은 1988년 종합무역법을 활용해 넓은 의미로 '환율조작'을 정의하는 것과 대상 국가가 통화 평가절하에 개입하고 있는지 규명하는 데 사용되는 기준들을 변경하는 것이다. 재무부가 기준으로 삼고 있는 기준은 △경상수지 흑자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초과 △환율시장 한 방향 개입 여부(GDP 대비 순매수 비중 2% 초과) △현저한 대미 무역수지 흑자(200억 달러 초과)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중국이 무역전쟁을 해결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는다고 지적한 것이다. 커들로 위원장은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들(중국)에게 기술 관련 등의 요구사항을 담은 세부 목록을 줬지만, 5∼6개월간 기본적으로 변한 게 없다"며 "결단해야 하는 것은 (시진핑) 국가주석과 공산당이지만, 이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 이런 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