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가정 속 '따뜻함' 초점
원칙 세우고 고지식하게 촬영
원칙 세우고 고지식하게 촬영
프로그램 연출 맡은 방현영 PD
JTBC 예능 프로그램 '한끼줍쇼'가 오는 24일 2주년을 맞는다. 이 프로그램을 연출한 방현영 PD가 지난 100회의 시간을 되돌아봤다.
'한끼줍쇼'는 MC와 게스트가 한 동네를 방문해 무작위로 초인종을 눌러 저녁 식사를 함께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저녁 8시까지 한 끼 식사를 하지 못하면 실패다. 실패하면 편의점에서 식사를 해결해야 한다. 항상 결과가 예측되지 않아 긴장의 연속이다.
"거절당하면 무안하다. 누군가 문을 열어주면 감동을 하고… 한겨울에 밥을 먹기 전에 너무 춥다가 밥을 먹으면 따뜻해져서 외투를 벗고 나오게 될 정도다. 문을 열어주시는 분들은 냉장고 안에 있는 것을 다 꺼내주실 정도다. 그런 따뜻함 때문에 출연자뿐 아니라 스태프까지도 웃게 된다."
'한끼줍쇼'는 타프로그램과 달리 평범한 가정 속에 깃들어 있는 '따뜻함'이라는 정서에 초점을 맞췄다.
"예능가에 재미있는 프로그램은 많지만, 위로가 되는 프로그램은 없는 것 같다. '한끼줍쇼' 주인공은 우리 옆에서 살아가는 이웃들이다."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데에 있어서도 꼭 지켜야 할 원칙과 철학이 있다. 방 PD는 "'민폐'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원칙을 세우고 지금까지 고지식하게 지키면서 촬영한다.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길에서 만나는 분들도 관련 팀을 꾸려서 촬영 동의를 받았다. 그 외에도 발 냄새 때문에 덧신을 신기는 팀, 촬영 끝나고 정리하는 팀이 다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동네 선정에도 원칙이 있다.
"프로그램이 오래가려면 쉬워 보이는 곳을 찾아다니기보다는 서울이든 지방이든, 부촌이든 아니든, 어떤 동네든 숟가락을 들고 초인종을 누른다는 원칙이 흔들리면 안 되겠더라"며 "여러 풍경을 똑같은 방식으로 보여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개성이 다른 MC '규동형제'(이경규와 강호동) 섭외도 중요했다. 방 PD는 "서로의 스타일이 확고하지만 이와 동시에 '저 형은 뭘 좋아한다', '동생은 뭘 좋아한다'를 2년 동안 함께하면서 알게 된 것 같다. 시간의 힘인 것 같다"며 "두 사람은 전략적 제휴관계다. 적재적소 이 관계를 활용하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방 PD는 게스트로 하정우와 문재인 대통령을 초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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