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국내시장 점유율 69.33% 기록
'내수 70%' 탈환 당장 1%p가 절실
상용차 판매 부진… 두자릿수 떨어져
수입차 공세에 쌍용·르노삼성도 가세
'내수 70%' 탈환 당장 1%p가 절실
상용차 판매 부진… 두자릿수 떨어져
수입차 공세에 쌍용·르노삼성도 가세
21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등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기아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69.33%(수입상용차 제외)로 나타났다. 현대차가 41.22%, 기아차가 28.11%다. 중·대형 상용차를 제외한 승용차로만 따질 경우 점유율은 67.82%로 떨어진다.
내수 70% 점유율을 탈환하기 위한 현대·기아차로서는 당장 1%P(포인트)가 절실하다. 상용차 판매 부진이 더욱 뼈아프게 다가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난달 현대차의 중대형 상용차는 35.6% 감소한 1803대에 그쳐, 승용차, RV(레저용차) 등 차급별 판매에서 가장 높은 감소율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기아차의 상용차 판매 대수도 26.1% 감소한 4187대로, 두 자릿수나 감소했다. 이에 따라 올 들어 9월까지 상용차의 누적 판매 대수는 현대차가 11.8% 감소한 2만2600대, 기아차가 7.7% 감소한 4만6033대다.
실제 현대차는 지난 7월 상용차를 생산하는 전주공장 생산직 직원들을 광주공장으로 전환 배치했다. 현대차 생산직을 기아차에 배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방증이다.
현대·기아차의 상용차 부진은 수입 승용차 시장과 마찬가지로 수입차의 입김이 반영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볼보트럭, 만, 메르세데스-벤츠, 스카니아, 이베코 등의 업체가 국내에 진출해있다. 최근 품질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주춤하고 있지만, 존재 자체가 현대·기아차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현대·기아차를 제외하고 '무주공산'이었던 국내 제조사의 공세도 무시할 수 없다. 쌍용차가 올해 1월 내놓은 렉스턴 스포츠는 9월까지 2만9559대가 팔려나갔다. 내부에서 올해 판매목표로 삼은 3만대 달성이 유력하다. 렉스턴 스포츠는 상용차로 분류된다. 1톤 트럭인 현대차 포터와 비교해 가격이 비싸지만, 자가용과 화물차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 부분 수요를 흡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르노삼성도 최근 상용차 마스터를 내놓으며 포터와 스타렉스를 '정조준'했다. 이미 지난 2일부터 실시한 사전계약에서 250여 대의 주문을 받았다. 사실상 올해 연말까지 남은 3개월간 판매할 물량 완판 수준이다. 그동안 국내 중소형 상용차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LDW)과 경사로 밀림방지 장치, 트레일러 흔들림 조절기능을 기본으로 얹어 편의, 안전 사양이 대폭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도 경쟁을 의식한 듯 금융상품과 중고차 상품을 내놓았다. 화물복지재단 회원(나이스 6등급 이내)이 현대커머셜로 카고, 트랙터 등 대형트럭을 구매할 경우 기존 오토할부 상품보다 최대 1.6%P 낮은 4.1%의 금리를 적용받는 신차 할부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제조사가 품질 인증 기준을 제시하는 '상용 중고차 품질 인증 프로그램'도 내놓았다.
내수 점유율 70%는 현대·기아차의 '자존심'과 같은 상징성을 띤다. 지난 2014년 처음으로 내수 70% 이하를 기록한 이후 좀처럼 70%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6년에는 65.4%까지 떨어졌다. 작년 현대차는 그랜저와 코나를, 기아차는 쏘렌토를 앞세워 67%대까지 회복하기는 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무너지지 않을 것 철옹성 같던 벽은 이미 승용차에서 나타났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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