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비난성명 들끓었지만
정부 당국 발표 의문의 옹호
WP "백악관, 진상규명 이후
사우디 정부와 관계 지속해야"
정부 당국 발표 의문의 옹호
WP "백악관, 진상규명 이후
사우디 정부와 관계 지속해야"
'카슈끄지 사망' 사우디 편든 트럼프
사우디아라비아의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죽음에 대한 국제 비난 여론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카슈끄지의 죽음에 대해 "우발적 사고였다"는 사우디 정부의 해명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옹호 발언에 대해 각국에서 비난 성명이 쏟아지는 것은 물론 유엔의 조사 필요성까지 대두되고 있다.
아예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사우디 정권의 '더러운 공모' 설까지 퍼지며 이를 조사해야 한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2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사설을 통해 미국 의회가 카슈끄지의 암살 의혹을 은폐하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와 사우디 정권이 공모했는지 등을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사우디 당국의 발표가 "꾸며낸 이야기"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발표에 대해 '좋은 첫 조치'라고 평가한 것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꼬리 자르기' 하려는 것을 지원사격해주려는 '부끄러운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질타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 정권이 카슈끄지 암살 의혹 사건에 대한 초동수사 결과를 발표한 날 "그것은 큰 첫 번째 발걸음"이라며 "사우디의 발표를 신뢰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특히 빈 살만 왕세자가 이번 사건에 대해 몰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알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 사우디 무기판매를 중단해야 한다는 일각의 여론에 대해 "그건 100만 개 이상의 일자리"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다시 한번 내비쳤다.
반면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AI)에서 중동 지역을 담당하는 사마 하디드는 성명을 통해 "사우디 정부는 카슈끄지의 시신을 즉각 공개하고,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독립적인 전문가들이 부검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 역시 "카슈끄지 사망에 대한 신속하고도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관련자들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하이코 마스 외무장관과 함께한 공동성명에서 "영사관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정보는 불충분하다"며 "우리는 카슈끄지의 사망과 관련한 상황에 대해 사우디의 투명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도 "카슈끄지의 사망은 끔찍한 일로, 책임자가 처벌받아야 한다"며 "사우디 정부의 발표와 우리의 다음 조처를 숙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를 강력하게 질타하지 않는 배경에는 금전관계와 다음 달 예정된 대 이란 제재 복원 등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WP는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이 이번 사건의 진상규명에 대해 미온적이라는 점을 꼬집으며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 지속 및 협력은 카슈끄지 살인 사건의 총체적 진실을 밝히고 그 총기획자인 빈살만으로 하여금 전적으로 책임을 지게 한 연후에야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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