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역사사료 전시회장 방문
'跡者生存' 중요성 일깨워 주목
"눈앞 이익보다 도전정신 중요"
'跡者生存' 중요성 일깨워 주목
"눈앞 이익보다 도전정신 중요"
박 부회장은 지난 17일 LG화학의 70년 역사를 담은 '樂喜(락희)-럭키-LG Chem' 사내 역사자료 전시회가 열린 대전 기술연구원을 직접 찾아가 역사 기록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인류의 역사는 문자에 의한 기록 여부에 따라 선사시대와 역사시대로 나뉜다"며 "이는 역사 발전에 있어서 기록을 통한 세대간 공유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근거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회사의 모든 기록들이 미래에는 역사가 되고 가장 큰 자산이 될 것"이라며 "적자생존(跡者生存), 오늘을 기록하고 잘 보존하여 이를 다음 세대에게 공유하는 기업만이 발전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원래 '적자생존(適者生存)'이라는 말은 환경에 잘 적응한 생물체가 살아남는다는 뜻이지만, 박 부회장은 맨 앞의 한자를 跡(발자취 적)으로 바꿔 '잘 기록하는 자가 살아남는다'는 의미로 바꾼 것이다.
이는 100년을 넘어 영속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업 스스로 역사를 입증해 고객들에게 드러내고, 소비자들은 이런 기업을 향해 높은 신뢰를 보이는 선순환의 과정이 중요하다는 뜻을 담은 내용이다. 이를 가능하게 하려면 바로 체계화 한 기록 관리가 필요하다는 게 박 부회장의 지론이다.
그는 "회사의 태동부터 눈 앞의 사소한 이익이 아닌 더 멀리 내다보고 실행한 도전정신이 있었기에 오늘날 글로벌 10대 화학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며 "과거 선배들의 땀과 열정을 이어받아 미래 개척에 전력을 쏟자"고 말했다.
LG화학의 뿌리는 LG그룹의 창업자인 고(故) 연암 구인회 회장이 1947년 만든 '락희화학공업사'부터 시작한다. '동동구리무'라는 이름의 투명크림 화장품으로 시작해 국내 최초로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등 오늘날 재계 4위로 성장한 LG그룹의 모태다.
1952년생으로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박 부회장은 명실상부 대한민국 화학 산업을 이끄는 전문가다. 1977년 럭키 프로젝트실에 입사한 이후 공장장과 사업부장 등 다양한 현장 경험을 쌓았고, 2012년부터는 LG화학 CEO(최고경영자)를 맡아 지금까지 이끌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박 부회장은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직원들과 함께 구내 식당에서 함께 식사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을 정도로 소탈한 성격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업과 인재 발굴에 있어서는 직접 발로 뛰는 적극적인 추진력을 보여주면서 LG화학을 세계 10위 화학기업으로 끌어올렸다.
한편 LG화학은 회사의 70년 역사를 임직원들이 공유한다는 취지에서 다음달 말까지 전국 5개 사업장에서 '락희(樂喜)-럭키-LG Chem 역사자료 전시회'를 개최한다. 지난 8월에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회사의 70년 역사를 인포그래픽, 영상 등을 통해 한눈에 볼 수 있는 디지털 역사관(www.lgchem.com/kr/lg-chem-history)도 개설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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