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현장] 네이버의 뉴스 내려놓기

심화영 ICT과학부 통신콘텐츠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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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현장] 네이버의 뉴스 내려놓기
심화영ICT과학부 통신콘텐츠팀장
오프라인 신문사의 편집부장은 일명 종합부장이다. 20년 전만 해도 대부분 종이신문을 보던 시절 취재기자가 작성하고, 데스크가 수정한 기사를 배치하고 헤드라인을 뽑는 일은 기사의 가치를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의사결정 권한이었다. 이 권한이 2007년 첫 스마트폰인 아이폰 등장 이후 모바일 포털로 넘어갔다. 이제 가정에서, 기업에서 신문을 구독하는 게 아니라 개인이 네이버 뉴스편집을 통해 뉴스를 접하는 이용자가 3000만이다.

네이버가 뉴스캐스트의 전신인 '뉴스박스'를 도입한 것은 2000년. 뉴스박스는 사용자가 포털 메인에서 직접 기사의 헤드라인을 확인하고 클릭해 볼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애쓰지 않아도 편리하게 원하는 뉴스를 클릭해 볼 수 있는 판을 제공하는 것은 네이버의 최대 강점이었다. 누리꾼들은 뉴스를 보러 네이버에 들어가 쇼핑도 하고, 검색도 했다. 당연히 모바일 화면의 메인에 어떤 기사가 배치되는 지가 클릭률과 여론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급기야는 네이버 뉴스스탠드에 올라가거나, 네이버 뉴스검색 제휴를 맺는 지 여부가 언론사의 생사여탈도 결정했다. 그러나 뉴스를 직접 생산하지 않는 포털이 어떤 가치중립적인 시각으로 뉴스를 편집하는 지는 늘 도마 위에 올랐다. 네이버가 최근 '뉴스 편집권한과 뉴스 선택권한을 언론사·이용자에게 모두 넘긴다'고 발표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 첫 화면에 배열된 소수의 기사에 3000만의 시선이 집중되는 구조를 변혁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이번 결정은 1999년 창업한 네이버가 20년 만에, 20년 후를 바라보고 내린 결단일 것이다. 네이버 대신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넷플릭스를 선택하는 이용자가 늘면서 잭 웰치가 강조하던 'Change or Die'를 실천한 것이다. 네이버의 변화는 스스로를 위한 선택이다. 일단은 네이버가 언론사와 거리두기를 했다고 판단된다. 매체들은 한층 치열한 경쟁상황에 직면하게 될 수도 있다. 독자들은 뉴스보기나 검색이 불편하다고 느껴지면 네이버를 떠나 다음이나 구글로 옮겨갈 수도 있다. 그러나 네이버가 변화의 첫 발을 내디딘 점은 높이 평가하고 싶다.

물론 네이버에서 뉴스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뉴스는 초기 화면이 아닌 모바일 홈을 오른쪽으로 밀어서 각 언론사가 편집한 뉴스페이지를 선택해서 들어가는 아웃링크 방식으로 바뀐다. 여기서 이용자는 원하는 언론사를 선택해 들어가지만, 뉴스제휴평가위원회를 통해 뉴스스탠드에 분야별 언론사를 배열하는 것은 유지된다. 'MY 뉴스'에서는 이용자의 뉴스 소비 패턴을 분석해 관심 가질 만한 뉴스를 자동 추천한다. 로그인을 통한 개인화 기록으로 맞춤형 뉴스를 제공한다. 유튜브가 개인의 검색기록에 따라 초기화면에 추천 동영상을 바꿔 내보내는 것과 같다. 이런 알고리즘은 독자의 편향적 뉴스 소비 행태를 부추길 수 있어 우려스럽다.

그렇다면 네이버가 한 발 뉴스를 내려놓은 공간에 채우고 싶은 것은 뭘까. 모바일 화면의 왼쪽으로 넘기면 나오는 '쇼핑'이다. 메인 화면에 새로 신설된 인터랙티브 검색 버튼 '그린닷'도 현재 사용자가 보고 있는 콘텐츠와 관련된 상품을 추천해 준다. 네이버는 고공성장이 전망되는 커머스를 차세대 신사업으로 키워 나갈 게 확실하다. 언론사가 네이버에 종속됐던 것처럼 이 과정에서 수많은 소상공인들이 네이버에 종속되지 않을까 이 점 역시 걱정스럽다.

개인적으로는 키워드 검색광고로 성장한 네이버가 검색 경쟁력에 집중했으면 한다. 대부분 "구글 검색 퀄러티가 낫지"라는 평가다. 이유는 간단하다. 네이버 검색창에서 검색어를 입력하면 주로 네이버가 제공하는 서비스 위주로 결과물이 나온다. 이 점이 구글과의 차이다. 구글은 검색 결과에서 특정 서비스를 우선하지 않는다. 검색 로봇이 긁어올 수 있는 결과물은 가리지 않고 모두 드러내 보여준다. 어떤 검색결과가 노출되는 지에 따라 이용자들에게 왜곡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은 물론이다. 그런 점에서 "검색의 본질인 연결에 집중하겠다"는 네이버의 발표에 결과를 예의주시하게 될 것 같다.

아직 네이버의 변신은 리모델링일 뿐 재건축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그러나 작은 변화로도 네이버가 오픈 생태계를 지향한다는 진정성이 있다면 사용자는 반응할 것이다.

네이버는 "인터넷 산업에서 상생은 수평적·개방적 생태계 플랫폼을 통해 파이 자체를 키워가는 윈-윈 메카니즘을 지향하는 것"이라고 늘 말해왔다. 네이버가 변신을 거듭할 때 시장 자체가 성장할 수 있도록 상생에도 방점을 두길 바란다. 그럼 이용자도 네이버를 외면할 수 없을 것이다.

심화영 ICT과학부 통신콘텐츠팀장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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