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돈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포럼] 자원개발, 농부의 부지런함이 필요하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810/2018101602102369640001[1].jpg "[포럼] 자원개발, 농부의 부지런함이 필요하다")
바야흐로 결실의 계절 가을이 되었다. 남북문제에서도 남북 정상들이 어색했던 첫 만남을 밑거름으로 점차 신뢰를 쌓고 지속적인 대화와 소통으로 점진적인 성과를 도출하고 있다. 가을에 도시를 벗어나 외곽 지역을 지나면서 고속도로 주변의 익어가는 농작물을 바라보면 누구나 풍성한 수확을 꿈꾼다. 가을에 원하는 성공적인 결실을 얻기 위해서는 봄에 씨를 뿌리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여름에 농작물이 잘 되도록 물도 대고 잡초도 제거하고 잘 관리하여야 한다. 여름의 장마와 무더위, 가을의 태풍과 같은 여러 가지 외부 여건들이 농작물의 성장과 가을의 결실에 방해가 될 수도 있고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비, 바람, 햇빛과 같은 외부요인을 정확히 예측하고 피해갈 수는 없지만 철저한 준비와 관리로 그 피해를 줄일 수 는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시작한 일에 최선을 다한 후 그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다.
자원개발에 대한 생각을 하면 농사가 연상되는데 그중에서도 과수원 농사와 흡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자원개발은 탐사에서 생산에 성공할 확률도 낮은 것은 물론 탐사에 성공해 생산에 이르는 기간도 오래 걸리고 생산단계에 들어서면 오랫동안 생산이 가능하며 동시에 효율적 관리를 위한 지속적인 최소한의 투자가 필요하다.
이처럼 자원개발과 과수원은 일의 시작이 중요하다는 것과 꾸준히 관리하여야 되는 것도 그렇고 과일이 처음 열리기까지는 과수목이 성장할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고 오래 걸린다는 것과 기다림 끝에 일단 과실을 맺기 시작하면 매년 반복해서 꾸준히 과실을 맺을 수 있다는 것도 비슷하고 과수목의 수명이 길어 오랫동안 과실을 제공할 수 있다는 면도 그렇다.
우리가 과수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남이 이미 만들어 놓은 과수원을 사는 방법과 처음부터 과수원 부지를 마련해 원하는 과수목을 심어 과수원을 확보하는 방법이 있다. 남의 과수원을 살 경우엔 본인이 처음부터 토지를 구매해 과수원을 만드는 경우보다 보다 많은 투자금이 들어가겠지만 바로 과일을 추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자원개발 사업도 마찬가지이다. 생산 단계에 있는 유전을 매입하면 많은 초기 투자비가 필요하고 투지비 회수를 위해서는 광구 매입 후 상당기간 오랫동안 고유가가 유지돼야 한다는 위험요소가 있게 된다.
또한 과수원의 과일은 그냥 과수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과일이 저절로 열리지는 않는다. 열린다고 하더라도 부실하거나 적게 열릴 것이 분명하다. 견실한 과일을 얻기 위해서는 겨울에 가지치기를 해야 하고 봄에 거름도 주고 여름엔 병충해 작업도 열심히 해야 된다. 또한 혹기 언제 있을지 모를 자연재해 시 피해를 줄이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도 생각하고 준비를 해야 한다.
한동안 농촌으로 돌아가 농사나 짓겠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귀농을 결정한 사람들이 얼마 후 대부분 실패하고 다시 도시로 돌아왔다는 이야기들이 언론을 통해 많이 보도 된 적이 있다. 아마도 농사는 투자만 하면 즉, 땅만 있고 씨만 뿌리면 된다는 단순한 생각이 실패의 원인이었는지 모른다. 다른 말로 바꿔보면 전문성의 결여가 그 실패의 뿌리였을 것이다. 농사는 아무나 짓나! 농삿일이 얼마나 전문성이 필요한지 생각도 않고 봄에 씨를 뿌리면 당연히 가을에 결실을 맺을 거라 생각했을 수도 있다. 봄에 씨를 뿌리고 가을에 추수를 할 때까지 얼마나 많은 농부의 손길이 필요하며 자연으로부터 제공받는 적당한 햇볕과 비가 있어야 작물이 성장을 하고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다. 땅 위에서 일어나는 농사의 경우도 이럴진대 땅속에 묻혀 있는 보이지 않는 자원을 개발한다는 것은 더욱 불확실성이 크고 또한 어려움이 많을 것이 때문에 더더욱 전문성이 중요한 분야이다.
결실의 계절 가을을 맞아 다시 한 번 자연의 섭리를 생각해보고 꾸준한 투자와 노력 없이는 성공적인 자원개발이 불가능하다는 단순한 원리를 이해했으면 좋겠다. 올 봄에 심은 과실수에서 지금 바로 과일을 얻을 수는 없다. 겉으로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의 본질을 볼 줄 아는 장기적인 관점의 에너지 자원개발 정책이 마련되고 추진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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