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에 외부서비스 접목 목표
순번표 확인 '디지털허브' 구축중
개인 맞춤형 AI 자산관리 중점
내년 개인뱅킹·위비뱅크앱 개편
순번표 확인 '디지털허브' 구축중
개인 맞춤형 AI 자산관리 중점
내년 개인뱅킹·위비뱅크앱 개편
디지털금융 프론티어
(4) 황원철 우리은행 디지털금융그룹장
"우리은행은 내년이면 창립 120주년을 맞는 우리나라 최고(最古) 은행이지만, '디지털 퍼스트' 뱅크로 새롭게 태어날 것입니다. 디지털분야에서 가장 젊은 은행이 될 것입니다."
최근 서울 중구 소공로 우리은행 본점에서 만난 황원철 우리은행 디지털금융그룹장 겸 최고디지털책임자(CDO;Chief Digital Officer)는 똑 떨어지는 말투에 정보통신기술(ICT) 전문 지식까지, 그야말로 우리은행의 디지털금융 전략을 책임지는 '스마트' 임원이었다. HP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금융서비스 컨설턴트로 일하다가 하나금융투자 최고정보책임자(CIO), 동부증권 E비즈니스본부장, KB투자증권 CIO 등을 거쳐 올해 6월 우리은행에 합류한 그는 '금융+ICT' 분야 베테랑이다.
황 그룹장은 "은행은 보통 보수적이고 폐쇄적이라고 평가를 많이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걸 보여줄 것"이라며 "우리은행은 네이버, 카카오, 핀테크 스타트업 등 모든 외부 사업자에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네이버나 카카오 등 기존 플랫폼에 우리은행 디지털 서비스를 접목하고, 거꾸로 우리은행 플랫폼에 외부 서비스를 접목하는 걸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나를 완전히 개방하고 상대를 받아들여야만 혁신에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우리은행은 다음이나 네이버 지도 앱에서 자신의 현 위치 근처의 우리은행 영업점을 누르면, 30분 후 은행창구가 얼마나 분빌 것인지 미리 알려주고, 순번 번호표를 미리 발행할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그는 "은행 점포 내 순번표 발행기 한 대 값이 2000만원 정도 하는데, 우리가 개발 중인 디지털허브 장비는 5만원 정도에 불과한데도 순번표 발행은 물론 실시간 은행 점포 CCTV 확인, 대기자수 확인 등이 가능하다"며 "이 장비를 전국 은행 점포에 설치하면 언제든 은행 창구 상황을 손 안에서 확인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디지털금융 서비스를 다른 시중 은행들에 비해 먼저 시작했다. 2015년 국내 최초의 모바일 전문은행 '위비뱅크'를 출시, 공인인증서 필요 없는 간편송금 등 은행 기능을 비롯해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인 '위비페이'를 가장 먼저 시작했다. 이어 모바일 메신저 기반의 간편송금과 번역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위비톡'까지 당시로선 획기적인 모바일 금융 서비스로 주목을 받았다.
황 그룹장은 "혁신적 디지털금융 서비스로 그동안 나름의 성과를 거뒀지만, 이제 기존 디지털금융 플랫폼에 튜닝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며 "지난해에는 우리은행의 기존 메인프레임 전산시스템을 갈아엎고, 차세대 오픈시스템으로 개편하는 작업과 위비 플랫폼 개선 작업이 겹쳐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이제 더 큰 디지털 전략을 위해 새로운 혁신 밑그림이 필요하게 됐다"고 말했다.
새로운 디지털금융 혁신 작업의 밑그림 작업과 진두 지휘를 위해 우리은행이 지난 6월 영입한 사람이 바로 황 그룹장이다. 우리은행은 디지털금융그룹을 기존 영업지원 소속에서 국내 사업부문으로 전진 배치하고, 디지털 전략을 총괄하는 'CDO' 직을 신설해 그에게 그 일을 맡긴 것이다.
그는 "우선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초까지 원터치 개인 뱅킹 앱과 위비뱅크 앱을 전면 개편할 것"이라며 "개편의 초점은 개인 맞춤형 인공지능 자산관리 서비스"라고 말했다. 이어 "각 고객이 어떤 금융 상품이 필요하고, 어떤 정보가 필요한지 미리 빅데이터로 분석해 제공할 것"이라며 "뱅킹 앱은 이제 철저한 개인화 서비스로 갈 것이고, 금융의 주력 마케팅 플랫폼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외부 금융 서비스의 디지털화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은행 내부의 업무 디지털화라고 그는 역설했다. 그는 "이제 우리은행 모든 사업부서는 의사 결정에 앞서 빅데이터 분석을 먼저 하고,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때도 반드시 빅데이터를 이용하고 있을 정도로 빅데이터가 업무에 뿌리 깊이 들어와있다"며 "내부의 많은 수작업 업무를 디지털화하고, 데이터화해야 진정한 디지털금융 서비스가 가능해진다"고 했다.
우리은행은 현재 부동산 담보 여신 업무 자동화를 위한 담보물건 평가 자동화 시스템 구축, 개인파산 회생 절차 업무 자동화, 법원공고업무 자동화, 국가별 수출금지 품목 등 국제거래 제재 품목 처리 자동화 등 10대 업무자동화(RPA;Robotic Process Automation)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그는 "내년 초 우리은행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 그룹 내 신용카드, 자산운용, 증권, 보험 등 다른 금융사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한 디지털 전략을 마련, 종합적인 고객 자산관리 인공지능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룡기자 srkim@
사진=박동욱기자 fufus@
황원철 디지털금융그룹장은
△1968년 생 △1991년 한양대 수학 학사
△1994년 한양대 대학원 수학 석사
△1994년 HP 아시아태평양 지역 금융서비스 컨설턴트로 입사
△퍼스트데이터코리아 최고정보책임자(CIO.이사)
△하나금융투자 CIO(상무)
△동부증권 E비즈니스본부장
△KB투자증권 CIO(상무)
△우리은행 디지털금융그룹장 겸 최고디지털책임자(C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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