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인의 해외 부동산 투자가 5년 만에 무려 16배로 늘어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인의 해외 부동산 투자는 2010년 50억 달러(약 5조7000억 원)에서 2011년 120억 달러, 2013년 370억 달러, 2015년 800억 달러(약 90조 원)로 증가했다.
이들은 주로 캐나다, 호주, 미국 등 삶의 질이 높은 국가들을 중심으로 해외투자와 이민을 열망하고 있다. 최근에는 저렴한 물가와 상대적으로 낮은 부동산 가격을 자랑하는 동남아도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인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데는 △억압적인 정치체제 △심각한 대기오염 △'백신 스캔들'로 상징되는 보건·식품 안전 문제 △경직된 교육체계 △무역전쟁으로 인한 불안감 등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치솟는 부동산 가격에 거품 논쟁까지 불거지며 국내에서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투자 대상을 찾기 힘든 것도 이들의 외국행을 부추기고 있다.
그러나 해외의 다른 나라들은 중국인들의 투자와 이민을 환영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 부유층의 투자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해 자국민들이 내 집 마련에 부담을 느낄 것이라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캐나다 밴쿠버, 토론토와 호주 시드니, 멜버른 등의 도시는 지난 10년 새 집값이 두세 배로 뛰어올랐다.
호주는 2016년부터 자국 주요 은행들이 호주 내 소득이 없는 외국인들에게 부동산 취득용 대출을 내주지 못하도록 막았다. 뉴질랜드는 올해 들어 외국인의 부동산 취득을 금지했다. 이들의 조치는 모두 중국인 투자자들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캐나다도 '캐나다연방 이민투자 프로그램'을 폐지했다. 부유한 중국인이 캐나다 영주권을 취득하는 것을 제한하기 위함이다. 중국의 부상을 억제하려는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중국인 부유층이 애용하던 투자이민(EB-5 비자) 프로그램을 엄격하게 제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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