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공급 개정안 내달말께 시행
추첨제 물량 75% 우선 배정키로
업계 "로또청약 열풍 가열될 듯"
"금수저 배불리기 우려"도 제기
추첨제 물량 75% 우선 배정키로
업계 "로또청약 열풍 가열될 듯"
"금수저 배불리기 우려"도 제기
시장에선 현재 투기과열지역에서 전용면적 85㎡ 이하는 모두 청약가점제가 적용되고 있는데, 분양가가 비싼 대형 평형까지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하면 자금력이 풍부한 금수저 무주택자만 시세 차익으로 배 불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2일 입법 예고한 주택 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통해 투기과열지구, 청약과열지역, 수도권, 광역시 등 규제 지역에서 추첨제 물량의 75%를 무주택자에 배정하기로 했다.
바뀐 청약 제도는 입법예고기간을 거쳐 다음 달 말부터나 12월 초 시행될 예정이다. 75%의 물량을 제외한 나머지 25%에서도 1주택자들은 무주택자와 함께 경쟁해야 해 당첨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다.
이 제도로 1주택자 중 넓은 평수로 집을 옮기거나 새 아파트로 이사 가려 했던 내 집 마련 수요자의 꿈은 사실상 멀어진다. 한 예로 올해 연말 공급될 예정이었던 위례신도시의 한 단지의 경우 전체 559가구 중 절반인 279가구가 추첨제 물량으로 배정될 예정이다. 이 물량에 바뀌는 제도를 적용하면 무주택자들은 기존 가점제 물량 280가구에 추첨제 209가구를 더한 489가구에 청약을 넣을 수 있다. 반면 1주택자들은 70가구에만 청약을 넣을 수 있다.
낮은 확률로 추첨제에서 당첨된 1주택자라도 6개월 내 기존 주택을 무조건 처분해야 하며 만약 기존 집을 팔지 못할 경우 최대 징역형까지 받을 수 있다고 알려지자 반발은 더 커지고 있다. 올해 사실상 마지막 갈아타기 시기로 점쳐졌던 수도권 단지의 분양이 바뀐 청약제도가 적용되는 12월 이후로 미뤄진 점도 1주택자의 반발 심리에 불을 붙였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수도권 중대형 아파트도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하기로 한 새로운 주택공급규칙이 시행된 후 분양보증 승인을 내주기로 하면서 연내 분양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특히 3년 만의 분양 재개로 예비 청약자의 관심이 높았던 북위례 단지는 1주택자에 '그림의 떡' 신세만 됐다.
건설업계는 무주택자 위주로 재편되면 분양 시장은 현재보다 더 위축되면서 로또 청약 열풍이 가열될 것으로 예상했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가수요와 실수요가 적절히 믹스 되어야 하는데 실수요 위주로만 시장이 재편되면 시장이 돌아가는 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가뜩이나 인기지역의 경우 공급 물량이 적어 로또 청약 열풍이 부는데 ,이번 대책으로 시장이 위축되고 공급도 줄게 되면 로또 청약 열풍은 더 거세질 것"이라면서 "규제 무풍 지대에 있는 금수저 무주택자에게 수억원의 시세 차익을 안겨줬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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