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돈 되는 로봇시스템 창업

[포럼] 돈 되는 로봇시스템 창업
    입력: 2018-10-10 18:11
김진오 광운대 로봇학부 교수
[포럼] 돈 되는 로봇시스템 창업
김진오 광운대 로봇학부 교수
최근 코스닥에 상장하는 로봇기업들이 늘고 있다. 9월에만 로봇사업을 시작하겠다는 세 개의 기업에서 연락이 와서 기획을 자문해 주고 있다. 제자 중에서도 졸업하자마자 로봇기업을 창업하여 멋진 출발을 하고 있다. 간단한 로봇부터 복잡한 로봇까지 매우 다양한 로봇들이 있어서 수준별 창업이 가능하다는 것도 로봇의 특징 중의 하나다. 모션이 핵심이라서 HW 비중이 크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IT와 비슷한 산업특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로봇산업 수준은 아직도 많이 부족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 매출을 다 합해도 일본의 로봇 전문기업 하나의 매출만도 못하고, 이제는 중국보다 못하다는 평가도 등장한다. 대기업이 하지 않아서 그렇게 되었다는 분석도 있다. 대기업이 참여하려고 보니 존재하는 큰 시장은 이미 선진국 로봇 전문기업이 독점하고 있고, 새로운 시장의 규모는 너무 작아 머뭇거리게 된다. 이제는 LG전자와 같은 대기업에서 큰 변화가 생겼다. 준비만 하고 있어서는 미래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판단을 하는 것 같다. 우리나라 로봇산업은 IT산업보다 매우 열악하지만, IT산업의 경쟁력과 성공 경험은 로봇산업으로 바로 연결될 수 있다는 희망도 크다.

우리나라는 2003년부터 가장 먼저 국가적 로봇산업 육성계획을 만들어 추진해 왔다. 이 계획은 우리나라의 로봇기술 개발과 확산에 기여하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고, 그 결과 현재 상장하는 기업들이 육성된 것이다. 그동안 세상은 참 빠르게 많이도 변했다. 4차 산업혁명이 등장했고, 최저임금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이라는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그리고 작년부터 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되었으며 생산가능 인구는 감소세로 들어갔다. 그래서 로봇의 역할 확대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그때에 비하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높아져 있다. 그때는 과장된 목표와 기술이 주도했다면 이제는 현실이 된 목표와 시장이 주도하는 양상으로 바뀌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15년 동안, 로봇산업 분야에서 기획부터 완성까지 전 과정을 경험해 본 나라이다. 이런 나라도 많지 않다. 수많은 실패를 겪으면서 성공으로 끝나는 경험에서 나오는 깨달음이 얼마나 소중한 자산인지 생각해 보자. 과장과 현실을 구분할 수 있게 되었고, 굳이 해보지 않아도, 되는 것들과 안되는 것들을 예측할 수 있게 되었다. 쉬운 것은 없다는 것 그리고 어려운 것은 쉽게 끝나지 않는다는 것도 알았다. 시작을 보면 끝을 예측하는 것도 가능해졌고, 같은 꿈을 꾸지 않는 사람들로 구성된 팀은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큰 규모의 과제일수록 작은 성과를 낸다는 것도 알았다. 가장 중요한 깨달음은 최종 고객에 가까이 있는 로봇시스템의 경제성이 로봇의 경제성보다 훨씬 쉽고 빠르게 도달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깨달음은 우리나라가 비효율적이고, 느린 로봇기술개발에서 벗어나, 빨리 돈이 되는 로봇 활용 기술개발과 로봇시스템 확산에 집중해야 하는 첫 번째 이유가 된다.

로봇산업의 세계 시장규모는 아직 크지 않다. 각각 다른 로봇 종류가 500여 종이라면, 그 90% 이상의 시장규모가 1000억 원 이하다. 한편 로봇시스템 종류는 로봇보다 훨씬 많은 5000개 이상이 존재하며 시장규모도 10배 이상이다. 한 종류의 협동로봇으로부터 이를 활용하는 수백 종의 로봇시스템이 나오는 것, 드론(Drone) 하나에서도 300여 종의 드론 활용 시스템이 만들어진다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처럼 로봇시스템에서 훨씬 더 다양한 창업의 기회가 있다는 것은 우리나라가 로봇시스템에 집중해야 하는 두 번째 이유이다. 그래서 시장이 요구하는 로봇 활용을 중점으로 하는 로봇시스템 창업 국가를 만들자는 목표 설정을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시작하길 바란다.

최근 취임한 산업부 장관이 로봇기업을 첫 번째 방문 기업으로 선택한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비록 현재의 매출이 작지만, 혁신성장을 위한 로봇산업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가장 먼저 우리가 현재 하는 노력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정밀하게 분석하고, 그동안의 잘못된 목표설정과 과정들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도와주길 바란다. 그리고 로봇 활용에 집중하는 로봇시스템 창업 국가가 되는 목표를 선점하고, 우리 경쟁력에서 취약한 기업가정신이 빨리 육성되도록 도와주길 바란다. 로봇 기업가 정신은 로봇을 요구하는 시장 변화와 기회를 먼저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는 로봇과 로봇시스템을 제공하는 기업을 창업하고 도전하는 것이다. 차별화된 도전을 한다면 희망은 남아 있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DT Main
가장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