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세·미분양 급증 속
양도세 중과 등 불이익 고통
"대규모 미분양 우려감 높아"
양도세 중과 등 불이익 고통
"대규모 미분양 우려감 높아"
[디지털타임스 이상현 기자] 문재인 정부들어 서울과 지방 간 주택시장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부산과 경기도 고양·일산 등 최근 집값이 떨어지고 있는 지방을 중심으로 규제 해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한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로 이들 지역은 올 들어 집값이 3% 내외 떨어지고 미분양이 최대 4배 가까이 급증하고 있지만 여전히 '조정대상지역'에 묶여 양도세 중과, 분양권 전매 제한, 청약 1순위 요건 강화 등 각종 불이익을 받고 있다.
1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번 정부들어 총 9차례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수도권과 지방 아파트의 매매가격 격차는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감정원 자료를 보면 이달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누계기준으로 지난해보다 7.03% 올랐고 수도권도 2.89% 상승했지만 지방은 2.97% 떨어졌다.
지역별로는 경남이 8.34%로 가장 많이 하락했고 이어 △울산(-8.26%) △충북(-5.26%) △경북(-5.26) △충남(-5.09%) △부산(-3.26%) 순으로 떨어졌다.
미분양 주택수 역시 수도권과 지방이 대조적인 흐름이다. 지난해 8월 9716호 수준이었던 수도권 미분양주택은 올해 8월 8534호로 감소했지만, 지방은 같은기간 4만3414호에서 5만3836호로 오히려 늘었다.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등 부동산 규제가 오히려 지방에서는 침체를 불러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7개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 부산시는 올해 3.26% 매매가격이 하락했고 남양주시도 올해 0.61% 떨어졌다. 고양시 역시 일산동과 일산서가 각각 2.16%, 3.00% 내렸다. 세 지역 모두 올 들어 집값이 하락하고 있지만, '조정대상지역' 규제에 묶여 부동산 침체의 골이 더 깊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이헌승 자유한국당 의원은 "침체된 부동산 경기가 지역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 악영향을 주고 있으며 지역 경제 전반에 소비심리 위축을 불러오고 있다"며 "최근에는 조정대상지역 해제가 일부분에 그친데다 오히려 강화된 대출규제 족쇄에 발목이 잡힌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주택가격이나 청약경쟁률 등에 따라 조정지역을 지정하는 것과는 매우 대조적으로 해제할 때는 정량요건이 없어 시민들이 국토부 결정을 일방적으로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조정대상지역은 주택가격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2배 이상이거나 청약경쟁률이 5대 1 이상인 경우 지정되지만, 이를 해제하기 위해서는 국토부가 40일 이내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여부를 결정한다는 규정 외에는 정량조건이 없다.
지자체에서도 조정대상지역 해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부산시와 기장군은 최근 조정대상지역에 대한 해제를 국토부에 요청한 바 있다. 연말 지방에 분양사업을 앞두고 있는 한 건설사 관계자는 "지방은 서울과 달리 부동산 시장이 침체의 늪에 빠져있는데 분양이 예정돼 있어 내부적으로도 대규모 미분양에 대한 우려가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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