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
![[포럼] 원·엔 환율 하락 이대로 두면 안 된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810/2018100802102369607001[1].jpg "[포럼] 원·엔 환율 하락 이대로 두면 안 된다")
2012년부터 2015년 6월까지의 지속적인 하락은 일본의 아베노믹스 때문이었다. 일본 아베총리는 제로금리와 무제한 양적 완화정책을 추진해왔다. 2014년경 일본의 본원통화는 GDP대비 52%까지 급증했다. 그 결과 일본 엔·달러 환율은 2012년 초 76엔에서 2015년 6월 125엔까지 상승했다. 미국도 제로금리 정책과 양적 완화정책을 추진했으나 본원통화의 GDP대비 비율이 23% 수준까지 상승해 일본의 절반 정도에 그친 점이 엔·달러 환율 상승의 주요 원인이었다. 이러한 엔화 약세에 힘입어 일본수출은 2013년부터 플러스로 돌아서 일본경제의 잃어버린 20년 불황탈출을 견인해왔다.
반면 한국은 미국 일본 같은 양적 완화정책을 실시하지 않아 본원통화의 GDP 대비 비율이 7% 수준까지만 증가하고 기준금리도 2015년 들어 1%대로 하락하기 전까지는 2~3% 수준을 유지해 상대적으로 덜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펴왔다. 그 결과는 원화의 상대적인 고평가로 2012년 이후의 원·엔 환율 하락을 초래했다. 원·엔 환율이 하락한 2012년부터 수출증가율이 큰 폭으로 하락하기 시작했다. 특히 2015년 2016년에는 각각 마이너스 8.0%, 마이너스 5.9%까지 추락했다. 그러한 추세는 반도체 수출의 이례적인 호황으로 수출증가율이 플러스로 돌아선 2016년 하반기까지 계속됐다. 그 이후에도 반도체를 제외한 대부분 주력수출제품의 수출증가율은 계속 부진했다. 그 여파로 한국의 조선 해운 자동차 등 주요 산업들이 구조조정의 몸살을 앓았다. 이만큼 윈·엔 환율은 한국경제에 중요한 변수다.
그런데 미국 금리인상기를 맞아 다시 윈·엔 환율이 하락하고 있다. 미국은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9%(7월) 실업률이 3.9%(8월)로 이미 완전고용수준을 상회하고 있어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다. 반면 일본은 실업률이 2.5%(7월)로 양호한 편이지만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아직 0.9%(7월)로 일본경제가 완전히 디플레이션을 탈출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해 당분간 현재의 통화정책기조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점이 엔·달러 환율 상승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일본 엔화는 글로벌금융시장에서 교환성이 있는 기축통화이고 일본은행과 미연준은 상시 무제한 통화스왑이 체결되어 있어 일본은 외환위기 우려가 없는 나라다. 외환보유액도 1조 2천6백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
반면 한국은 성장률도 추락하고 실업도 증가하고 있어 경기만 고려하면 금리를 낮춰야 할 실정이지만 미국과의 금리차가 커지면 외국인투자자금이 유출로 급반전될 수도 있는 소규모 개방국가이고 원화도 글로벌금융시장에서 교환성이 있는 통화가 아니다. 외환보유액이 4천억 달러 정도지만 외국인 주식투자자금 5200억 달러, 채권투자자금 1000억 달러에 단기외채 1250억 달러를 포함한 외채 4400억 달러 등을 고려하면 미국과의 금리차가 커져 외국인투자자금이 유출로 급반전될 경우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달러 통화스왑도 없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한국은 금리를 올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엔화에 대해 원화가치를 고평가시키고 있는 요인이다. 이 경우 한국수출이 타격을 입을 것은 불문가지다. 투자 소비도 부진한데 수출마저 주저앉으면 정말 문제다. 전방위 대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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