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국내 가전·IT업계 양강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역대급 3분기 실적을 달성하면서 삼성SDI·전기, LG디스플레이·이노텍 등 부품 계열사들의 성적표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역대 최고 수준의 3분기 실적을 달성하면서 부품 계열사들의 수익성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3분기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17조원을 돌파했고, LG전자 역시 745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역대 3분기 중에서는 최고 기록을 세웠다. 두 회사는 매출도 전년 동기보다 각각 4.8%, 1.3% 늘었다.
이에 따라 양사의 부품 계열사들의 3분기 실적도 상향 조정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이 추정한 증권업계의 실적 추정치 평균을 보면 삼성전기의 경우 지난 달 17일 영업이익 추정치가 2872억원이었지만, 이날 현재 3217억원으로 늘었다. 삼성SDI도 영업이익 2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발표 시점에 맞춰 이들 계열사에 대한 실적 개선 전망을 속속 내놓았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5일 삼성전기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카메라 모듈 등이 실적 호조를 이끌 것이라고 지목했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같은 날 삼성SDI의 영업이익이 소형전지 1328억원, 중대형전지 4억원, 전자재료 753억원 등으로 합계 2086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LG전자 부품계열사도 비슷하다. 증권업계에서는 앞선 두 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LG디스플레이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하고, LG이노텍의 경우 전년 동기보다 배 가량 늘어난 12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역대급 실적을 예상하는 삼성전자 계열사들에 비해 LG전자 계열사들의 실적 개선 폭은 상대적으로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들 전자 계열사들은 내년 이후 실적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공통된 고민을 가지고 있다. 우선 중국의 스마트폰, 가전제품의 성장과 함께 현지 부품업계의 경쟁력도 동반 상승하고 있어, 앞으로 수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또 삼성전자 사업의 무게중심이 반도체로 쏠리는 점과 정부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 움직임, 양쪽 전자업체의 수익성 강화 정책에 따른 부품 계열사들의 원가 압박 등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전자 실적이 개선되면 부품 계열사들에도 일정 수준 낙수 효과가 있는 만큼 동반 호조가 예상된다"면서도 "하지만 전자 매출 비중을 낮추고 자동차용 디스플레이·배터리 등 신사업 비중을 높여야 하는 부품 계열사들의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