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압박에 제외… "정책후퇴"
학비 전액 지원 의료대학원 설립
학비 전액 지원 의료대학원 설립
공공보건의료 인력 양성을 위해 학비 전액을 국가가 지원하는 국립공공보건 의료대학원이 설립된다. 또한 전국 70여개 진료권에서 필수의료를 책임질 병원이 지정된다. 그러나 의료 소외계층을 위해 정부가 추진했던 원격의료 사업은 아예 제외되면서, 정부의 의료혁신 정책이 후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보건복지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공공보건의료 발전 종합대책'을 1일 발표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지역 간 '치료 가능한 사망률' 격차를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뜨리겠다는 목표다.
의료 소외지역의 공공의료 서비스 확대를 위해 정부가 직접 의료인 양성에 나선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보건복지부가 그동안 공공의료를 보완하는 수단으로 추진해 온 '원격의료 방안'은 이번 대책에서 아예 제외됐다. 원격의료는 의료업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현안으로, 정부가 의료계의 압박에 밀려 눈치보기로 일관한 거 아니냐는 지적이다.
정준섭 보건복지부 공공의료과 과장은 "이번 대책은 지역에서 직접 진료를 담당하는 의료인력과 지역의료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며 "원격의료를 활용하는 부분보다, 불균형한 의료자원을 균형있게 배치하는 부분이 더 시급하게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우선, 폐교된 서남대 의대 정원 49명을 활용해 4년제 의학전문대학원인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원을 설립한다. 2022년 3월 개교를 목표로 추진한다. 정부는 의대 졸업자 대부분이 수도권에 집중하는 등 지역 의료인 부족 현상이 심각하다고 보고, 의료취약지와 필수 공공보건의료 분야 등에서 지속해서 근무할 인력을 직접 양성해 공급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수도권·대도시가 아닌 지역에서도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권역과 지역에 책임의료기관을 지정한다. 대진료권인 광역시도에서는 국립대병원을 권역책임의료기관으로 지정해 권역 내 공공보건의료 전달체계 총괄, 필수의료 기획·연구, 의료인력 파견·교육 등의 역할을 수행하게 한다. 중진료권은 인구수·거리·의료이용률 등을 고려해 전국 70여개 지역으로 구성한다. 일정 규모 이상의 종합병원급 공공병원 또는 민간병원을 지역책임의료기관으로 지정한다.
이외에도 정부는 응급·외상·심뇌혈관 등 생명과 직결된 중증질환 분야에서 최적의 이송체계를 마련해 시도간 '치료 가능한 사망률' 격차를 2015년 1.31배에서 2025년 1.15배로 줄인다는 목표다. 시도-소방청-권역센터와의 협업을 통해 급성심근경색, 뇌졸중, 중증외상 발생 시 응급의료센터 도착 때까지 소요시간을 현재의 평균 240분에서 180분 이내로 단축한다. 외상센터-응급의료기관-19구급대 연계를 확대해 중증외상환자가 외상센터에서 치료받는 비율도 2015년 26.7%에서 2025년 75%로 높이기로 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민간 주도의 보건의료 공급으로 국민의 생명·건강에 필수적인 의료서비스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은 지역이 발생하고 있다"며 "필수의료가 지역에서 완결성 있게 충족될 수 있도록 공적투자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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