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품목·규모 일반세일과 비슷
제조사 아닌 유통업계가 이끌어
자체적으로 할인폭 키우기 한계
제조사 아닌 유통업계가 이끌어
자체적으로 할인폭 키우기 한계
[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지난 주말 시작한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블랙 프라이데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할인 품목이나 규모가 일반적인 세일과 차별점이 없어 두 달 뒤 '진짜 블프'를 노리는 것이 낫다는 말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정부 주도 하에 치러지는 코리아세일페스타를 '블프'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말한다. 블프 같은 초특가 할인이 이뤄지려면 제조사들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설명이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28일 시작한 코리아세일페스타는 오는 7일까지 열흘간 열린다. 백화점·주요 인터넷 쇼핑몰·의류 브랜드 등이 이 기간 동안 특가 세일전을 열고 다양한 행사를 개최한다.
하지만 첫 주말을 보낸 현재 효과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업체들이 세일에 나서기는 했지만 기존의 시즌 정기 세일 등과 큰 차이가 없어 페스타 기간 동안 지갑을 열어야 할 요인을 찾지 못한다는 것이다. 특히 대형TV 등 고가의 전자·가전 제품은 세일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해외배송대행 서비스 몰테일에 따르면 최근 블랙프라이데이에 국내 소비자들에게 가장 많은 인기를 누렸던 제품들은 다이슨 무선 청소기·블루투스 스피커·UHD TV·태블릿 등 전자제품류였다. 한국의 블랙 프라이데이를 기대했던 소비자들이 실망한 이유다.
업계에서는 블랙프라이데이와 코리아세일페스타는 성격이 다르다고 말한다. 유통업계 중심의 코리아세일페스타는 블랙프라이데이처럼 할인 폭을 키우기 어렵다는 것.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는 제조사나 직매입 구조를 갖춘 업체들이 중심이 돼 세일에 나선다.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구형 제품의 재고를 소진하기 위함이다. 자연스럽게 할인폭이 커진다.
반면 코리아세일페스타는 유통업체가 중심이다. 제품을 직접 보유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재고 부담도 없고 판매 수수료를 받는 방식이라 자체적으로 할인폭을 키우는 데 한계가 있다. 고가 전자제품들이 온라인 쇼핑몰 등을 통해 활발하게 판매되고 있는 점도 '블프'와의 차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낮아진 가격을 온라인 쇼핑몰에서 반영, 최저가에 판매하고 있어 페스타 기간 중에도 온라인 최저가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하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상당수 업체들은 원래 계획돼 있던 가을 세일이나 특가전을 날짜만 조정하는 식으로 코리아세일페스타에 참가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리아세일페스타를 위해 행사를 따로 준비했다기보단 기존에 계획했던 행사의 일정을 조정하는 식으로 참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업체마다 중구난방이던 세일 기간을 비슷하게 모아 운영하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는 반론도 있다. 여러 브랜드가 동시에 세일 행사를 진행하면 소비자들이 브랜드별 가격을 비교하기도 쉽고 소비 심리도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3년차인 코리아세일페스타를 세계 최대 세일 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나 광군절과 비교하며 소비효과를 말하기는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행사가 장기적으로 이어지다 보면 업체들도 자연스럽게 '대목'에 맞춰 큰 행사를 기획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코리아세일페스타는 이제 3년차인 데다가 지난해에는 탄핵과 대선, 정권교체 등이 이어지며 제대로 행사가 치러지지도 못했다"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코리아세일페스타를 제조사 중심의 세일 행사로 키워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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