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SUV·픽업트럭 등 신차 예고
현대차, 내달부터 'LX2' 생산 계획
기아차는 미국서 '텔루라이드' 출시
한국지엠, 중대형 픽업 도입 저울질
현대차, 내달부터 'LX2' 생산 계획
기아차는 미국서 '텔루라이드' 출시
한국지엠, 중대형 픽업 도입 저울질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진짜 '큰 놈'들이 몰려온다. 이제까지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들이 이닝을 이어왔다면 이제 마무리가 등판할 차례다. 대형 SUV와 픽업트럭들이 SUV 시장 열기에 마침표를 찍는다. 우람한 덩치와 날렵한 성능으로 무장한 '마초'들이 얼마나 많은 국내 소비자들을 유혹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르면 오는 11월 중순부터 국내 울산공장에서 대형 SUV 'LX2(프로젝트명)'를 생산하기로 했다. 내부에선 이를 'NC'로 분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NC는 과거 중형 SUV 싼타페 롱바디 모델로 생산됐던 '맥스크루즈'의 프로젝트명이었다. 맥스크루즈는 2016년 베라크루즈의 단종 이후 현대차 SUV 제품군의 '맏형'을 맡아왔다. 앞으로 LX2의 생산과 함께 자연스레 바통을 넘겨줄 것으로 보인다. 우선 휘발유 모델을 먼저 출시하고 추후 경유 모델도 추가하는 방식으로 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국내는 물론, 곧바로 미국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 현대차는 내년 초 북미에 차량을 출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우인 기아차도 형님 현대차 LX2와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는 대형 SUV를 내놓는다. 텔루라이드(프로젝트명 ON)라는 차명으로 미국 시장부터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미국 조지아공장에서 내년 1월 중순으로 생산 일정도 잡아 놨다. 현대차가 위탁생산을 맡겼던 싼타페를 앨라배마 공장으로 이관해감에 따라 조지아공장의 일감 부족 상황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차량이 국내 시장에 출시될지는 알 수 없다. 출시가 이뤄진다면 현대·기아차의 싼타페와 쏘렌토처럼 대형 SUV 시장에서 경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큰 차의 대명사인 미국 브랜드들도 픽업트럭을 앞세워 대형 SUV 시장에 뛰어든다. 그동안 일부 딜러사를 통해 픽업트럭을 병행 수입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자동차 판매사가 직접 차량을 출시하는 것은 거의 처음이다.
우선 한국지엠(GM)이 미국에서 생산된 쉐보레 콜로라도를 본사인 GM(제너럴모터스)으로부터 수입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GM은 부산모터쇼에서 RV(레저용차) 제품군 방침을 밝히며 최근 출시한 이쿼녹스 등과 함께 중형 픽업트럭 콜로라도를 선보인 바 있다. 콜로라도의 흥행 여부에 따라 대형 픽업트럭 '실버라도'의 국내 상륙도 결정될 전망이다.
GM을 비롯, 피아트크라이슬러오토모빌(FCA)과 포드 등도 픽업트럭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미국 자동차 '빅3'가 모두 픽업트럭 시장에 군침을 흘리고 있는 것이다. FCA(피아트크라이슬러)코리아는 내년 중 지프의 픽업트럭 '스크램블러' 출시를 검토 중이다. 스크램블러는 중형 SUV 랭글러 기반으로 제작됐다. 포드코리아 역시 내년 하반기 중형 픽업트럭 '레인저'를 들여온다는 계획이다.
국내외 자동차 업체가 잇달아 이른바 '큰 차' 출시를 예고하고 있지만, 실제 시장에서 어떻게 반응할지는 미지수다. 현대·기아차 역시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 점을 고려해 목표를 보수적으로 책정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LX2의 연간 생산 대수를 9만여대로 책정했다. 미국 수출도 고려하면 국내 판매량은 30%인 3만대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는 미국 현지 공장에서 텔루라이드의 생산량을 6만여대로 책정했다.
기세 좋은 미국 업체들의 픽업트럭도 마찬가지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작년 국내 픽업트럭 시장은 약 3만대다. 현재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가 독식하고 있는 구조다. 국내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픽업트럭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배기량에 휘발유 엔진을 적용한 차들이 국내서 성공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서도 픽업트럭에 대한 마니아층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실제 업체들의 기대만큼 시장에서 수요가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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